[우리말 바루기] 헷갈리는 '웬'과 '왠'

다음 낱말 가운데 바른 것은 어떤 것들일까. 왠지, 웬지, 왠걸, 왠일.  
 
무엇보다 ‘왠/웬’이 헷갈리는 경우는 ‘왠지’ ‘웬지’다. 발음이 거의 같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답은 ‘왠지’다. ‘왠지’는 ‘왜인지’가 줄어든 말이다. ‘왜 그런지 모르게’ ‘무슨 까닭인지’라는 뜻이다.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처럼 쓰인다.
 
‘왠지’가 ‘왜인지’의 준말이라는 것을 기억하면 ‘웬지’로 쓰지 않을 수 있다. ‘웬’은 ‘어찌 된’ ‘어떠한’을 뜻하는 관형사다. 명사를 수식해 ‘웬’ 다음에는 명사가 온다. “웬 영문인지 모르겠다”처럼 사용된다.
 

그럼 ‘왠걸’은 어떻게 될까? ‘웬걸’이 맞는 말이다. ‘웬 것을’이 줄어 ‘웬걸’이 됐다.  
 
‘왠일’도 틀린 말이다. ‘어찌 된 일’이라는 뜻으로 원래 ‘웬 일’ 형태였겠지만 ‘의외’라는 의미의 한 단어로 취급해 ‘웬일’이 됐다. “이게 웬일이냐”처럼 쓰인다.
 
위 문제에서 바른말은 ‘왠지’밖에 없다. ‘웬지’는 없는 형태이고 ‘왠걸’은 ‘웬걸’, ‘왠일’은 ‘웬일’이 맞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