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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펫팸] 얼굴을 만지고 싶은데 거부한다면

오랜만에 방문한 지인 집의 열네살 푸들, 별이는 집 한구석에 웅크리고 꼼짝도 안 했다. 처음 분양받던 때부터 봐온 별이는 본디 낯선 손님이 와도 반갑다고 꼬리 치던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러던 아이가 전혀 인사도 없이 본인 자리를 떠날 줄을 몰랐다. 지인의 말로는 한 달 전쯤 입안에 덩어리 같은 것이 보였는데 만지지도 못하게 하고 밥도 아주 조금만 먹는단다. 지인의 반려견을 살살 달래서 입안을 열어봤더니 아래턱 잇몸에 지름 3cm 정도의 매스가 보였다. 구강종양이 의심스러워 신속하게 큰 병원에서 진료받기를 권했다.  
 
밥을 잘 먹던 반려동물이 즐기던 간식과 사료를 거부하고 침을 유난히 많이 흘리면서 얼굴 쪽 만지는 것을 싫어할 때 일단 잘 달래서 한 번쯤 입안을 열어봐야 한다. 구강종양은 노령 견에게 꽤 자주 발병하는 종양이다. 잇몸·혀·입천장·입술 등에서 발생한다. 양성종양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악성인 케이스가 많아서 뼈 등 주변 조직으로 침습한다든지, 폐 등으로 전이도 흔한 편이다. 초기 종양이 작을 때에는 대부분의 보호자가 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평소 칫솔질을 꾸준히 해주던 보호자라면 일찍 발견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입안을 열어보는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초기 발견이 쉽지 않다. 그러다가 종양이 커져 씹는 기능을 방해하면서 식욕이 떨어질 때나 종양이 뼈로 전이가 이루어져 통증이 심해질 때 보호자들이 알아채는 경우가 많다. 구강종양이 있으면 평소보다 입 냄새도 심해지고 침도 많이 흘리며 얼굴이 비대칭적으로 부어있거나 주변 림프절이 커진 상태로 발견되기에 십상이다.
 
별이는 조직검사 결과 다행히 양성종양의 일종인 치주인대 유래 섬유종(Fibroma)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케이스에서 구강종양을 떼어 조직검사를 하면 악성종양인 흑색종(Melanoma), 편평상피암(Squamous Cell Carcinoma), 섬유육종(Fibrosarcoma)인 경우가 흔하다. 흑색종은 색소를 만들어내는 세포인 멜라노사이트에서 유래한 종양으로, 주변 뼈 조직 등으로 침습되고 림프절이나 폐로 전이되기 쉽다. 보통 동그란 모양이거나 콜리플라워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데, 어두운 색상 또는 핑크색을 띤다. 다른 종양보다 궤양이 잘 생기고 출혈이 많다. 3기에 이르렀다면 두세달 내 사망하는 경우가 흔하다.
 
편평상피암은 고양이에게 특히 많이 발생하는 구강종양이다. 고양이 입속에 생기는 암 가운데 70%를 차지한다. 고양이의 경우 침을 많이 흘리고 식욕이 떨어지며 체중 감소를 보일 때 가장 먼저 의심되는 질환이 구내염이다. 그래서 마취를 하고 구내염인지 구강종양인지를 잘 구별해야 한다. 과거 내원한 고양이는 혀 밑에 종괴가 자라고 있어서 마취하고 검사하지 않는 한 쉽게 발견되지 않는 케이스였다. 혀·편도·잇몸 등에서 잘 발생한다. 또한 고양이는 입안뿐 아니라 얼굴 피부에서도 잘 발병한다. 코 주변이나 눈 주변, 귀 끝 등에 덩어리가 아니라 피부 궤양 형태로 나타난다. 그래서 처음엔 단순 피부병 치료를 계속하다가 낫지 않아서 결국 조직검사를 한 후 편평상피암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구강 섬유육종은 주로 피부 아래 결합조직에서 발생하는데 주변 조직으로 침습해서 자라고 전이도 잘 이루어져 초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아닌한 수술로 완치되기가 어려운 종양이다. 구강종양은 제거가 가능한 경우 수술로 절제해내고, 전이됐다면 화학요법을 시행한다. 하지만 악성종양으로 진단된 대부분의 구강종양은 수술해도 재발이 많다. 항암 치료와 방사선치료를 해도 1년 이상의 생존율을 보장하기 쉽지 않다.

정소영 / 종교문화부 부장·한국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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