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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집무실 100m 내 집회 허가…첫 대규모 행진, 교통마비 혼잡

“윤석열 정부, 소통하고 싶다면 혐오에 저항하고 차별에 맞서는 우리와 소통하라.”
14일 오후 5시 26분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앞 거리에 500명 이상의 인원이 행진하며 외친 말이다. 윤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주말인 이날, 집무실 100m 이내 구간에서 대규모 행진이 처음으로 진행됐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단체를 포함해 33개 단체가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기념대회’를 열면서다.

尹 대통령 집무실 앞 첫 대규모 집회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단체들이 행진하고 있다. 함민정 기자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11일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 구간의 일부 집회·시위를 허용하면서 이날 대규모 행진이 처음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 집무실 쪽으로 단체가 이동하자, 일대 도로는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이 바리게이트를 치고, 1차로를 막으면서 교통이 통제돼 길이 꽉 막힌 것이다. 이로 인해 자동차 경적 소리와 교통 경찰의 호루라기 소리가 일대에 가득 찼다. 경찰 측은 “용산경찰서 관할이라 해당 서에서 인력이 투입될 것“이라며 “총 인원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교통경찰과 기동대 등 수백명이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횡단보도를 지나던 일부 시민들은 욕설을 하거나 인상을 쓰며 지나갔다. 곳곳에선 “스트레스 받는다” “이제 주말마다 난리겠다” “통제할거면 미리 얘기를 해주던가”라는 말이 나왔다. 10년 경력의 택시기사 이모(65)씨는 삼각지역 인근에서 차가 막히자 “열통이 터진다. 인근 화장실도 못간다”고 했다. 무지개 행동 등 단체들은 집무실 앞 도로에서 “여기서부터 천천히 가겠다”며 “대통령에게 경고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혐오로 흥한 정치인 그 끝은 초라할 것”이라고 외쳤다.
교통마비·시민 불만 잇따라
14일 용산역 광장에서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주최로 성소수자 차별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함민정 기자
집회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용산역 앞 광장에서 시작됐다. 세계보건기구가 동성애를 질병분류목록에서 삭제한 날인 5월 17일을 맞아 성소수자 혐오 반대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다. 무지개행동 측은 용산역에서 집회를 끝낸 이후 삼각지역과 대통령 집무실 앞을 거쳐 녹사평역까지 행진했다.

용산 일대에서 환경미화 업무를 하는 용모(66)씨는 “여기서 집회하는 건 처음 보는데 일하는 입장에선 힘들다. 지금 끝날 시간인데 집회가 앞으로 계속 있으면 업무도 많아지고 일하는 시간도 길어질 것 같다”고 우려섞인 표정을 지었다. 7살 딸과 남편과 함께 용산역에 온 조다혜(37·여)씨는 “주말에 용산 일대에 종종 온다. 크게 시끄럽지 않아 괜찮은데 앞으로 차가 자주 막힐 것 같다”고 했다.
경찰 “금지 방침 유지”…“소통하라” 비판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경찰이 교통통제를 하고 있다. 함민정 기자
경찰은 이날 집무실 100m 이내 행진에 대해 법원이 조건부로 인용한 범위 내에서 관리했다. 앞서 법원은 1회에 한해 1시간 30분 이내에 해당 집회의 행진을 마쳐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경찰은 즉시 항고했고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추후 집회·행진 금지 방침은 유지하기로 했다.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금지 통고 방침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집회 참여자들은 이날 정부와 경찰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에서 왔다는 박선우(21·남)씨는 경찰의 집회금지 방침유지에 대해 “말도 안 되는 궤변이라고 본다”라며 “성소수자의 목소리를 지우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성소수자 학생들의 상담을 돕고 있다는 한 여성은 “윤 대통령이 취임해서 처음으로 할 가장 좋은 기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이라고 본다. 국민 통합을 한눈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함민정(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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