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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와 복통, 채식이 더 독된다...건강검진도 못잡아내는 이 병 [건강한 가족]

염증성 장 질환 대표적인 오해

만성질환 중에서 유독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이 장 질환이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으로 양분되는 염증성 장 질환이다. 장관에 만성 염증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면서 환자는 증상이 없어지는 ‘관해기’와 악화하는 ‘활동기’를 오간다. 환자 수는 지속해서 늘고 있지만 인지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세계 염증성 장 질환의 날’(5월 19일)을 앞두고 염증성 장 질환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를 짚어봤다.
글=류장훈 기자, 도움말=나수영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윤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설사·복통 지속하면 일단 의심
설사와 복통은 염증성 장 질환의 대표 증상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염증성 장 질환을 의심할 순 없다. 일반적인 장염이나 배탈은 보통 2주 이내에 좋아진다. 염증성 장 질환은 만성질환인 만큼 증상이 오래 지속한다. 이 기간을 보통

3개월 정도로 본다. 오래 지속한다고 해도 대부분 과민성 장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단, 염증성 장 질환과 과민성 장증후군을 구분짓는 요소는 있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긴장하거나 특정 상황에서 증상이 나타나거나 심해진다. 반면에 염증성 장 질환은 혈변, 체중 감소, 빈혈이 동반된다. 또 과민성 장증후군의 경우 심리적 요인이 크기 때문에 수면 중이나 야간에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지만 염증성 장 질환은 이때도 증상이 생긴다. 또 염증성 장 질환은 치루 같은 항문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채식 위주 식단이 도움된다
많은 경우 채식 위주의 식단이 건강에 도움된다. 하지만 염증성 장 질환에서는 조금 예외다. 증상이 대부분 없는 관해기에는 일반인과 식단을 딱히 달리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염증과 증상이 심한 활동기에는 채식이 안 좋을 수 있다. 증상이 심할 땐 장을 쉬도록 하는 게 좋다. 근데 식이섬유는 소화가 잘 안 되고 장에 오래 남아 있다. 소화시키는 동안 장이 쉬지 못한다. 그래서 증상이 더 나빠질 수 있다. 이때는 ‘저잔사 식이(低殘渣食餌)’라고 해서 체내 흡수가 잘되고 장내에 잔류하는 성분이 적은 음식을 먹도록 한다. 또 염증이 심하면 상대적으로 체내 단백질이 빠져나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단백질 섭취에 신경 써야 한다. 단, 기름기가 있는 육류보다는 흰살 생선을 통한 단백질 섭취가 권장된다. 채소류를 굳이 먹는다면 소화가 잘되도록 잘게 잘라서 익힌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건강검진 시 조기 발견 할 수 있다
많은 질환이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되고, 건강검진의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염증성 장 질환은 실제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검진 시에는 대장 내시경이 선별검사가 될 수 있는데, 대장 내시경검사의 주목적은 대장암 조기 발견이다. 따라서 보통 50대부터 받기 시작한다. 염증성 장 질환 중 크론병은 젊은 환자가 많다. 대부분 10~30대에 처음 진단받는다. 대장 내시경검사 대상이 아니다. 그나마 중년의 궤양성 대장염 환자가 검진을 통해 발견할 순 있겠지만 실제로는 혈변·복통·설사 등의 증상으로 클리닉에 찾아와 진단받는다. 건강검진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약으로 다스리는 질환이다
만성질환이 그렇듯 염증성 장 질환도 물론 약물치료가 기본이다. 하지만 소아(크론병)에서는 약물치료 이상으로 영양치료가 중요하다. 소화가 잘되는 필수영양소를 공급하는 치료를 말한다. 한창 심신이 발달하는 과정인 만큼 성인보다 약물 사용에 신중하다. 자칫 약물이 성장판이 빨리 닫히게 하거나 발달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어서다. 실제 치료에서도 약물치료 못지않게 영양치료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수술은 크론병의 경우 합병증으로 장의 협착, 누공이 생겼을 때 부분 절제 후 정상 조직을 이어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술해도 거의 재발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수술을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에 궤양성 대장염은 보통 대장 전체를 들어내는 전절제 수술을 한다.

임신·수유 시 치료는 잠시 중단해야 한다
물론 임신 시 임신부는 약 복용이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의사들은 염증성 장 질환자가 임신했을 때 약물치료를 중단하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한다. 약물치료 중단으로 병이 악화하면 더 큰 위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위험은 고스란히 아이에게 갈 수 있다. 임신 중에 염증성 장 질환이 악화하면 유산이나 조기분만 가능성이 커진다. 약물치료 중단으로 인한 리스크가 크다는 의미다.

염증성 장 질환 치료에 쓰이는 약은 대체로 안전한 약들이다. 따라서 임신 중에도 복용하고 출산 이후나 수유 중에 복용해도 괜찮다. 임신 중 염증성 장 질환의 약물치료는 유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만 몇 가지 약물은 임신 주수에 따라 잠시 투여를 중단하는 것도 있다. 따라서 환자는 임신 계획, 임신 여부 등을 담당 의사와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류장훈(ryu.ja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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