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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정치·일상·사랑…이스라엘 담은 영화제

온라인 이스라엘 영화제

이스라엘과 국민의 정체성을 토론 형식에 담은 ‘아워 내추럴 라이트’(Our Natural Right, 46분). [Menemsha Films]

이스라엘과 국민의 정체성을 토론 형식에 담은 ‘아워 내추럴 라이트’(Our Natural Right, 46분). [Menemsha Films]

영화 리뷰

영화 리뷰

600만 명이 학살당했던 홀로코스트(Holocaust)와 더불어 오랜 핍박의 역사를 안고 살아온 유대인들은 1947년 유엔의 승인을 얻어 팔레스타인 땅에 ‘이스라엘’이라 불리는 국가를 설립하기까지 나라가 없던 민족이다. 1948년 5월 14일 이스라엘은 영국의 위임통치로부터 독립을 선언한다. 이스라엘 독립 76주년을 기념하는 ‘이스라엘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유대인의 지난 역사 그리고 이스라엘의 오늘을 총괄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11편의 영화들을 온라인(https://www.Menemshafilms.com/israel-film-fest-2022)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벤구리온, 에필로그(Ben-Gurion, Epilogue, 70분)
 
현대사에서 가장 위대한 리더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이스라엘의 초대 수상 다비드 벤구리온을 다시 만난다. 1968년 그가 82세 때 이루어진 인터뷰는 생을 마감하는 지도자의 자기 성찰과 진솔한 영혼이 느껴지는 영상이다. 벤구리온은 글로벌 리더십이 위기를 맞고 있는 오늘날 리더의 역할에 대한 놀라운 비전을 제시한다. 이스라엘의 오늘을 만든 그의 통찰력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신발 끈(Shoelaces, 90분)
 


신장 기능이 멈추어 가는 아버지에게 신장을 기부하려는 지적 장애 아들의 이야기. 최근 어머니를 잃은 가디는 아버지마저 잃게 될까 두렵다. 그러나 가디의 유일한 보호자인 아버지에게 아들의 신장 이식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는 법적 판단이 내려진다. 가디는 아버지의 생명을 구할 권리를 위해 투쟁을 시작한다. 상호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부자간의 사랑이 감동적이다.    
 
뮤지엄(The Museum, 74분)
 
이스라엘의 역사와 문화를 한곳에 모아 놓은 이스라엘 박물관(Israel Museum). 이곳을 찾아오는 방문객들을 18개월 동안 관찰하며 박물관장, 큐레이터, 팔레스타인 관광 가이드, 시각장애인, 시큐리티 가드 등 박물관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인터뷰를 진행한다. 박물관이라는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문화 현상과 문화 충돌 등 박물관의 일상을 콜라주처럼 모아 놓은 란 탈(Ran Tal) 감독의 다큐멘터리.
 
라빈 전기(Rabin In His Own Word)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이스라엘 역사의 가장 중요한 시기인 독립전쟁, 6일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승리로 이끈 이츠하크 라빈의 전기 영화. 골다의 사임 이후 두 차례 수상을 지낸 그는 최초의 이스라엘 태생의 수상이었다. 아카이브 영상을 통해 이어지는 라빈의 전기는 내레이터가 따로 없이 라빈의 목소리로 진행된다. 그는 극우파 유대인에 의해 암살됐으며 오랜 군 경력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평화에 기여한 위대한 지도자로 기억되고 있다.  
 
계곡을 위한 자장가(A Lullaby for the Valley, 75분)
 
구약에 나오는 이스르엘 골짜기.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가도 이곳에 머무르며 골짜기 풍경만을 그리는 화가 엘리 샤미르(Eli Shamir)의 이야기. 병을 얻어 그림 그리기가 예전 같지 않지만, 그는 이스르엘 골짜기의 끝없는 들판, 고대를 연상시키는 오크트리 등으로 여전히 자신의 캔버스를 채워 나간다. 다큐멘터리작가 벤 샤니가 무려 10년에 걸쳐 샤미르를 인터뷰하고 세월과 함께 변해가는 그의 그림들을 관찰한다.  
 
이스라엘의 일상을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본 인 예루살렘 앤 스틸 얼라이브’(Born in Jerusalem and Still Alive, 83분). [Menemsha Films]

이스라엘의 일상을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본 인 예루살렘 앤 스틸 얼라이브’(Born in Jerusalem and Still Alive, 83분). [Menemsha Films]

 
본 인 예루살렘 앤 스틸 얼라이브(Born in Jerusalem and Still Alive, 83분)
 
‘예루살렘에서 태어났지만, 아직도 살아 있다’는 영화의 시니컬한 제목은 ‘테러’를 의미한다. 로넨은 자파 거리에서 관광객들에게 얄팍한 이스라엘 역사를 가르쳐주는 가이드를 보고, 관광 상품을 고안해낸다. 그는 예루살렘의 유적지를 안내하는 대신 관광객들을 폭탄 테러가 일어났던 현장들로 안내한다. 투어 중 건축학도 아시아를 만나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이끌리지만, 이스라엘 사람들의 일상에 깊이 스며들어 있는 테러와 트라우마가 그들 사이에 끼어든다. 테러의 거리, 그에 따른 일상의 부조리성을 묘사한 로맨틱 코미디. 
  
아워 내추럴 라이트(Our Natural Right, 46분)
 
70여 년 전 단어 하나, 쉼표 하나까지 장시간의 세심한 토론을 하며 독립선언문을 작성했던 국민회의 의원들의 손자, 손녀들이 다시 같은 장소에 모인다. 그들은 오늘의 이스라엘을 사는 자신들의 아이덴티티에서부터 그들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들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진지한 토론을 이어간다.  
 
가장 평범한 이야기(An Average Story, 18분)
 
아비 코헨은 통계국이 이스라엘 독립 70주년을 기념해 평균치의 봉급과 운전면허 기록, 자녀 수, 학력 등의 데이터를 기반하여 찾아낸 ‘가장 평균적인 유대인’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는 졸지에 셀럽 대열에 오르고 자신의 이미지를 상품화하여 큰돈을 벌어들인다. 18분짜리 단편이지만 기상천외한 에피소드들이 흥미롭다.  
 
이스라엘 최초의 여성 수상 골다 메이어를 다룬 다큐멘터리 ‘골다’(Golda, 85). [Menemsha Films]

이스라엘 최초의 여성 수상 골다 메이어를 다룬 다큐멘터리 ‘골다’(Golda, 85). [Menemsha Films]

 
골다(Golda, 85분)
 
마거릿 대처 이전 ‘철의 여인’은 골다 메이어였다. 이스라엘 최초의 여성 수상 골다는 남성 이상의 강인한 성격과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늘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1978년 80세를 일기로 사망하기 전, 골다는 이스라엘 TV와 인터뷰를 했다. 공식적인 인터뷰가 끝났음에도 골다는 계속 말을 이어갔고 카메라도 촬영을 멈추지 않았다. 미공개 부분이 포함된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우리는 타협하지 않고 사회주의를 지향했던 골다의 통치철학과 전쟁 불가피론을 다시 접하게 된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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