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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경복궁은 '3초컷'…청와대도 예약 전쟁 가세하나 [뉴스원샷]

서울 명동에 걸려있는 '청와대 개방' 홍보 팻말. [연합뉴스]

3초.
올 상반기 ‘창덕궁 달빛기행’ 티켓이 매진되기까지 걸린 시간입니다. 매년 4∼6월과 8∼10월 진행하는 ‘창덕궁 달빛기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의 야경을 즐기는 프로그램입니다. 정문인 돈화문에서 출발해 인정전과 희정당ㆍ낙선재 등 창덕궁 곳곳을 거닐다 보면 불과 100년 전까지 왕이 머물렀던 그곳의 위엄과 아름다움에 압도됩니다. 밤의 창덕궁은 사진 명소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부용지와 주합루 주변은 셔터만 누르면 엽서가 되는 절경이지요. 한번 다녀온 사람들이 더 가고 싶어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워낙 티켓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평생 두 번 경험하긴 불가능해 보입니다.

창덕궁 탐방 프로그램만 인기가 있는 게 아닙니다. 6일 티켓 오픈을 한 ‘경복궁 별빛야행’도 480장 티켓이 순식간에 마감이 됐습니다. 문화재청 담당자에 따르면, “열리는 순간 그냥 마감”이었답니다. 지난해 티켓 오픈 9분 만에 매진돼 화제가 됐던 가수 나훈아 콘서트와만 비교해도 얼마나 좁은 문인지 알 수 있습니다.

경복궁의 ‘생과방 프로그램’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현장에서 신청을 받아 운영했습니다. 2016년 처음 이 프로그램이 도입될 때만 해도여유있게 즐길 수 있었다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상황은 급변했지요. 경복궁에 입장하자마자 생과방으로 전력질주해 선착순 대기표를 확보해야 하게 된 겁니다. 그야말로 ‘오픈런’인 셈인데, 관람객들 사이에선 ‘생과방으로 가는 최단 경로’가 공유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뛰어가다 넘어져 다치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안전 문제가 불거졌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터넷 예매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프로그램 1, 2차 티켓 오픈 때 마감까지 걸린 시간은 3∼5분씩이었다고 하네요.

궁궐 탐방을 위한 ‘광클’ 경쟁이 이렇게 치열해지면서 슬슬 추첨 제도가 도입되는 분위기입니다.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디지털 약자’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지요.

 '창덕궁 달빛기행'. 6월 12일까지 매주 목~일요일 진행한다. 우상조 기자
 '창덕궁 달빛기행'. 부용지 부근에선 '왕가의 산책' 이벤트를 볼 수 있다. 우상조 기자

‘창덕궁 달빛기행’은 올 궁중문화축전 기간(10∼22일) 티켓 예매를 추첨제로 운영했습니다. 해당 기간 중 달빛 기행 프로그램은 총 32회 진행됩니다. 매 회차 정원은 25명인데, 이 중 세 자리는 장애인ㆍ국가유공자와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전화예매 몫이죠. 남은 22자리를 1인 2매 예약자 5명과 1인 4매 가족예약자 3명에게 추첨으로 배정했습니다. 신청 기간 사흘 동안 9028명이 응모했고 이들 중 704명이 뽑혔으니, 경쟁률은 12.8대 1. 만만치 않은 숫자지만 어쩐지 ‘3초컷’보다는 쉽게 느껴집니다.

‘경복궁 별빛야행’도 총 열흘 행사 기간 중 이틀 치 티켓은 추첨으로 배정합니다. 8일까지 신청자를 받아 11일 당첨자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아, 물론 당첨자에게 거저 관람을 시켜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정해진 기간 내에 달빛기행은 장당 3만원, 별빛야행은 6만원인 티켓을 구매해야 합니다.)

선착순이든, 추첨이든, 이 험난한 과정을 뚫고 티켓 예매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달빛기행ㆍ별빛야행을 할 수 있다 장담할 순 없습니다.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 돼 버립니다. 프로그램 당일 오전 11시 일기예보에서 탐방 시간 강우량 예보가 5㎜ 이상일 경우, 그날 일정은 자동취소가 됩니다. 연기나 ‘다음 예매 때 우대’ 등의 조건도 없이 그냥 100% 환불을 해버린다니, 여간 허탈한 일이 아닐 듯합니다.


10일 개방되는 청와대. 네이버, 카카오톡, 토스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관람을 신청할 수 있다. 뉴스1

어느새 개방 D-3일을 맞은 청와대도 탐방객 맞이에 추첨제를 적용했습니다.

21일까지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2시간마다 최대 6500명씩 관람객을 받기로 하고, 인터넷 신청자 수가 이를 넘기면 추첨으로 선정한다는 겁니다. 인수위 청와대이전TF팀에 따르면, 관람 신청 개시 닷새 동안 신청자 수는 125만 명이 넘었습니다. 개방 첫날인 10일 관람을 희망한 사람은 모두 9만977명. 이들 중 2만6000명에게 ‘국민비서’ 시스템으로 ‘당첨’ 안내와 바코드 티켓이 발송됐습니다. (이 바코드가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1만∼2만원씩에 거래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현재 청와대 관람 신청은 21일까지만 받고 있습니다. 22일에는 ‘열린음악회’ 등 특별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23일 이후의 운영 방식은 아직 ‘미정’입니다. 선착순일지, 추첨제일지, “추후 검토 중”이라는 야간 관람은 언제부터 가능할지 등 모든 것이 불확실합니다. 하긴 청와대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에 앞서 우선 시행하는 개방이다 보니 한동안 시행착오는 각오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개방된 청와대가 ‘오픈빨’ 반짝인기에 그칠지, 인근 경복궁ㆍ창덕궁의 인기를 이어받을지도 미지수입니다.



이지영(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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