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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팔매, 놀림 받던 아이가 음악으로 많이 웃었다" 어린이 클래식 권하는 나성인

어린이들이 클래식 음악에 가까워질 수 있는 책을 낸 음악 칼럼니스트 나성인. [사진 풍월당]
“어느 날 하굣길이었다. 어디선가 돌이 날아왔다. (중략) 저쪽에서 달아나는 발소리와 깔깔대는 웃음소리……. 다리 병신, 다리병신 하는 메아리만은 꼬리를 감추지 못했다.”

음악 칼럼니스트 나성인(42)은 클래식 음악의 주류인 독일 음악과 문학, 그중에서도 독일 가곡에 해박하다. 소비자 아동학, 독어독문학을 복수전공하고 독일 시(詩)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베토벤 현악사중주,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을 주제로 책을 냈다.

어린이를 위한 클래식 책 출간
그런 그가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어른이 먼저 읽는 어린이 클래식』을 썼다. 이 책은 제목에서 할 수 있는 예상을 벗어나 저자를 향한 돌팔매질에 대한 기억으로 시작한다. 커다란 돋보기안경을 쓰고 작은 키로 맨 앞줄에 앉아, 형이 물려준 옷을 입고서 힘들게 걸었던 어린 시절 이야기다. 나성인은 뇌성마비로 남들과 다르게 걸었고 사시가 있었다.

"음악이 내 감정 대신 표현"
어린 시절에 대한 그의 서술은 따뜻하다. 음악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베토벤 ‘영웅’ 교향곡을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 주고 같이 듣던 삼촌들이 있었다. 나성인은 이 작품들을 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들었다. 중앙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나성인은 “그 시절 내가 가지고 있어도 표현할 수가 없었던 감정을 음악이 표현하고 있었다”고 했다. “어린이가 처리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부당하게 느끼기도 하고 의기소침했는데 정확히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클래식 음악 안에는 내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서러움, 의지, 억울함이 모두 들어있었다.”

아이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권하는 책을 쓰게 된 배경이다. “요즘 아이들에게서 정서적으로 비어있는 부분을 보게 됐다.” 그는 독일 유학 후 귀국해 5년 동안 대치동에서 일했다. 처음에는 대학 입시생의 논술을 지도했고, 이어서 초등학생의 독서와 논술을 맡았다. 그 기간 동안 아이들에게 클래식 음악이 필요하다는 확신을 가졌다. 관심에 목마르지만 해야 할 일은 많고, 그래서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봤기 때문이다.

“클래식 음악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많다.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정서적으로 구멍이 난 아이들이 고전 음악을 들으며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는 “클래식 음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예술 교육이 약해지면 아이들의 정서적 문제가 심해지는 것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의 마음도 치유됐으면"
이번 책은 우선 어른들이 읽고 클래식 음악의 기본 개념을 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 말하자면 나성인의 ‘삼촌들’을 먼저 만드는 작업이다. “나는 삼촌들을 좋아했다. 그래서 그들이 좋아하는 클래식이 어렵다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어른들이 먼저 듣고 이해하며 좋아하게 되면 아이들도 음악을 자연스럽게 듣게 된다는 생각이다. 또 아이들이 직접 QR코드를 찍으며 나성인이 고른 141곡을 들어볼 수 있는 QR북도 따로 냈다.

나성인이 쓴 책의 마지막은 슈베르트 이야기다. 취직, 사랑, 성공 모두에 실패했던 작곡가가 지독하게 음악을 사랑해 31년의 짧은 생애에 아름다운 음악 1000곡을 남길 수 있었다는 사실을 전한다. “어린이들에게 당부한다. 당장 필요한 일을 하지만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절대로 그만두지 말자.” 날아오는 돌을 맞고 놀림을 받던 아이가 음악의 힘으로 많이 웃고 울며 자랐다고 전한다. 『어른이 먼저 읽는 어린이 클래식』 은 이달 11일 출간된다. 음반사이자 출판사인 풍월당에서 예약 주문할 수 있다.



김호정(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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