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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판권 따낸 인플루엔셜…"선인세 25억 이상" 근거는

지난달 5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내 디지털광고판에 등장한 애플TV+ 드라마 '파친코'의 홍보 광고. 이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 이민호의 해외 팬클럽이 의뢰해 제작됐다. [연합뉴스]

애플TV+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재미 작가 이민진의 원작소설 『파친코』(1·2권)가 거액의 국내 판권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파친코』 판권을 사들인 국내 출판사는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를 낸 바 있는 인플루엔셜 출판사다. 출판사는 판권 계약을 확정 지은 사실만 밝힌 채 정확한 계약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출판계에서는 1·2권 합친 선인세가 20억~30억 원 선일 것이라는 얘기가 돈다. 사실일 경우 일본의 인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세웠던 국내 선인세 기록을 웃도는 최고액 수준이다. 하루키의 세 권짜리 소설 『1Q84』(2009~2010년)의 선인세는 대략 10억원,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2013년)는 16억원, 두 권짜리 『기사단장 죽이기』(2017년)는 20억원이 넘었다는 얘기가 돌았다.
이같은 선인세 추정에 대해 인플루엔셜 출판사 서금선 본부장은 "작가로부터 구두 승인만 받은 상태다. 아직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았다. 정확한 금액의 범위에 대해서는 밝히기가 곤란하다"고 말했다. 다만 "작가님이 최고 금액을 써낸 출판사를 선택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마케팅 계획 같은 것들까지 감안해서 결정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출판계약서에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이민진 작가의 차기작 계약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기대도 하고 있다고 한다.
『파친코』 1권

정작 『파친코』의 선인세 규모는 판권 계약 경쟁에 참여했던 다른 출판사들로부터 나온다. 한 문학 출판사 관계자는 "선인세 규모가 200만 달러(약 25억원) 이상일 것으로 본다"고 했다. 2차 입찰에 참가한 7개 출판사의 평균 입찰액이 125만 달러였다는 얘기를 계약을 중개하는 에이전시로부터 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최고액을 써낸 출판사와 2위 출판사 간의 금액 차이가 컸다고 한다. 최고액이 가령 150만 달러였다면 평균액과 25만 달러 차이를 크다고 표현하지는 않을 거라는 얘기다.
선인세가 25억원일 경우 소설책 몇 부를 팔아야 출판사가 손해 보지 않는 걸까. 작가가 받는 소설 인세는 정가의 10% 정도다. 『파친코』는 8%, 4년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25억원은 대략 250만 부가 팔려야 받을 수 있는 소설 인세다.
『파친코』는 일본 군국주의에 의해 뒤틀린 자이니치(在日·재일조선인) 3대의 가족사를 그린 역사 소설이다. 애플이 1000억원을 쏟아부어 제작한 전체 8화의 드라마 가운데 1화의 유튜브 조회 수가 1449만건(지난달 10일 기준)을 기록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윤여정 등이 참가하는 드라마 시즌2 제작이 공표된 바 있다. 당장은 선인세가 부담스럽지만 길게 볼 수 있는 조건이다. 인플루엔셜 서금선 본부장은 "유행처럼 지나갈 책은 아니라고 봤다"고 했다.

소설 『파친코』의 작가 이민진씨. [AP=연합뉴스]
액면으로만 계산하기 어려운 출판 구조도 출판사들이 거액의 선인세를 감수하는 이유로 꼽을 수 있다. 한 출판 편집자는 "매출, 제작비 등의 기준으로 따지면 60만부만 팔려도 손익분기는 된다"고 밝혔다. 『파친코』는 드라마 '파친코' 시즌 1이 방송되는 기간(3월 25~4월 29일) 동안 20만부가 팔렸다는 얘기가 나온다. 새로운 4년 계약 기간 동안 60만 부 판매 이후부터는 출판사가 순익을 올린다는 얘기다. 그래서 거액이지만 여러 출판사가 달려들었다는 얘기다.
한편에서는 "국내 출판 에이전시와 미국의 출판 에이전시에 국내 출판사들이 가세해 선인세 무한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작가가 조국을 팔아 인세 챙기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고 지적해도 할 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정작 출판사를 이전 문학사상에서 인플루엔셜로 바꾼 새 『파친코』 소설은 여름에나 독자들을 만날 공산이 크다. 기존 번역을 쓰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인플루엔셜 서금선 본부장은 "최대한 서두르겠지만 새 번역에 3개월 정도가 걸린다. 8월쯤 소설책을 출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신준봉(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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