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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ESS 화재 “배터리 이상 때문” 산업부 안전기준 강화

정부가 전기저장장치(ESS) 관련 안전기준을 대폭 강화한다. 연이어 발생한 ESS 화재 사고가 배터리 이상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서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ESS 안전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충전율을 제한(옥내 80%, 옥외 90% 이하)하는 기존 안전기준을 보증수명 중심으로 바꾼다. 배터리 보증수명 기준으로 용량을 설계하고, 사용자 역시 보증수명 용량 이하로 쓰는 걸 의무화한다. 배터리 셀의 열 폭주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 1월 12일 오전 울산 남구 SK에너지 동력공장 전기저장장치(ESS)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2022.1.12/뉴스1
지락(땅으로 전류가 흐르는 현상) 사고로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경보가 울리도록 보호장치 안전기준을 개정한다. 배터리실 폭발을 예방하기 위한 감압 배출시설, 자체소화설비 설치 등도 추진한다. 배터리 설치와 운영 관리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고, 안전관리자의 주기적 점검을 의무화한다. 사용 후 배터리,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같이 다양한 ESS 설비에 적용할 안전기준도 추가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ESS 화재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전담해서 조사를 맡을 ‘전기설비 사고조사위원회’(가칭)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 ESS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데 95억1200만원을 투자한다. 전국 2300여 개 ESS 사업장 운영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이날 산업부가 ESS 안전관리 강화 대책을 내놓은 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화재 사고 때문이다. 2020년 5월 27일 전남 해남, 9월 3일 충북 음성, 2021년 3월 11일 경북 영천, 4월 6일 충남 홍성에 위치한 ESS에서 불이 났다. 지난해 6월 학계ㆍ연구기관ㆍ공공기관ㆍ협회 등 전문가로 구성된 ‘ESS 화재 원인 조사단’이 꾸려졌다. 조사단은 ESS 설비 운영 기록과 CCTV, 불이 난 셀 단층촬영(CT) 결과를 분석하고 화재 실험도 진행했다.

지난 2일 조사단은 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해남 ESS 화재 원인으로 삼성SDI에서 제조한 배터리를 지목했다. 배터리 내부에 이상이 있었고 권고 기준보다 충전율이 높았던 게 원인이라고 추정했다. 음성ㆍ영천ㆍ홍성 화재도 LG에너지솔루션이 만든 배터리 내부 문제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 청사. 연합뉴스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해 삼성SDI 측은 “기 운전 중이던 저전압 셀을 회수해 6개월 추가로 화재 재연 실증 실험을 진행했는데 최종적으로 셀로 인한 화재를 재연할 수 없었다”며 “현재 명확한 원인 규명이 안 된 상태”라고 반박했다. 조사단이 지적한 사안은 화재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고 화재 이후 발생한 현상이란 주장이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조사단의 화재 조사 결과에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2018년 8월 이전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ESS용 배터리의 잠재 화재 위험 요인을 조사단에 공개했고, 사고 예방과 안전 확보를 위해 자발적으로 해당 배터리를 전수 교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조사 대상 배터리는 이미 4000억원을 투입해 자발적으로 교체한 배터리이며, 이미 모든 제품 교체를 마친 상황”이라며 “기존에 전수 교체하지 않은 배터리를 대상으로 조사단이 실시한 화재 원인 실증실험에서는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도 자체적으로 관련 배터리를 교체하고 있다.

한편 산업부가 이날 발표한 안전 강화 대책을 두고 ‘늑장 대처’란 비판도 나온다. 신재생에너지 확충 정책에 따라 ESS 설비가 빠르게 늘고 있는 데도 안전 관리 규정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전기안전공사에 따르면 2020년 5월 이후 7건의 ESS 화재 사고가 있었다. 올 들어서만 울산(1월 12일)과 군위(1월 17일), 익산(5월 1일)에서 불이 또 났다. 이번에 조사 결과가 나온 4건과 별개로 올해 발생한 3건 화재 사고에 대해선 전기안전공사가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다.

◇ESS=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의 줄임말. 전기저장장치라고 보통 부른다. 생산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빼서 쓸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설비다. 전기 생산량이 기후에 따라 들쑥날쑥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시설에 주로 설치된다. 전기를 저장하는 배터리가 ESS에서 핵심 설비 역할을 한다.



조현숙.문희철(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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