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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글로벌 모빌리티 전쟁 이기려면 AI 주차장에 투자해야”

김영기 한국공학한림원 자율주행위원장이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중이다. 그는 삼성전자에서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 등을 지냈다. 김성룡 기자
“한국이 글로벌 모빌리티(mobility·이동수단)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혁신적 주차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김영기 한국공학한림원 자율주행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자율주행위원회 출범 1주년 포럼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최근 1년간 자율주행차의 미래 경쟁력을 연구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김 위원장은 평생 네트워크·이동통신 인프라 사업에 몸담았던 엔지니어다. 삼성전자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차세대시스템연구팀장,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 등을 지냈다. 그랬던 그가 자율주행차에 꽂힌 건 급변하는 미래 자동차 시장이 그의 본업과 접점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삼성전자는 30여 년 전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변화하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개인적으론 한국 전자 산업이 세계 1위로 올라서는 과정을 경험했습니다. 전동화·자율주행·소프트웨어 등 최근 자동차 시장의 변화는 당시 전자 업계의 변화와 비슷한 면이 있어요.”

지난해 출범한 공학한림원 자율주행위원회는 자동차·도로·법률·통신 분야 전문가를 초빙해 한국 자동차 산업이 세계 1위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을 집중 연구했다. 그리고 미래차 연구개발(R&D)의 키워드로 ‘주차장’을 꺼내 들었다. 그중에서도 ‘자율 발레주차(Autonomous Valet Parking) 시스템’에 집중하자는 주장이다. 쉽게 말해 스타필드 같은 대형 쇼핑몰에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성·안전성을 갖춘 주차장을 도입하자는 얘기다. 그는 주차 서비스에 이미 소비자가 지갑을 열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미국 교통량 분석업체인 인릭스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미국 뉴욕에서 운전자가 연평균 내는 주차 관련 비용은 8729달러(약 1100만원)에 달한다.

김 위원장이 제시하는 자율 발레주차 시스템은 인공지능(AI)이 건물 전체를 통제한다. 입구에서 AI에게 차량 통제를 맡기면, 건물 내부로 진입한 차량이 시속 50㎞ 내외로 쏜살같이 움직여 가장 효율적인 주차 공간에 멈춰선다. 출차도 마찬가지다.

김 위원장은 “한국 기업이 이 분야를 선점하면 한국 프로토콜·표준을 전 세계 기업이 따르게 되고, 한국이 자율주행차 시장의 ‘애플’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차장 비즈니스를 구현하려면 당장 개발할 기술이 산더미다. AI의 중앙제어 기술과 각종 센서, 차량·사물통신(V2X)·정밀 위치추적 기술 등이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자율주행 배송로봇·플랫폼 등의 분야를 집중 연구할 계획”이라며 “나아가 자율주행차 제조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 기술 확보 방안도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문희철(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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