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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차원

박종진

박종진

차원이란 무엇일까? 쉽게 말해서 아무 방향이 없는 고정된 점을 0차원이라고 가정한다. 그에 반해 선은 앞뒤로 움직일 수 있어서 1차원이고, 면은 전후좌우로 움직일 수 있어서 2차원이 되고, 공간은 전후좌우 그리고 상하로 움직일 수 있어서 3차원이다. 그런 3차원의 공간에 시간의 축이 하나 더 들어간 것이 '3차원적 시공간'인데 아인슈타인은 이를 4차원이라고 했다. 4차원 이상은 오직 수학적 계산으로만 알 수 있다.
 
전봇대에 걸린 전깃줄을 멀리서 보면 그냥 선으로 보인다. 그 선 위를 개미가 기어간다. 지금 우리 눈에는 2차원의 선 위를 기어가는 개미가 관찰되고 있다. 그런데 가까이 가서 보니 개미는 앞뒤로도 움직이고 또 전선을 타고 동그랗게 돌기도 한다. 멀리서는 2차원적으로만 보이는 것이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니 3차원적 운동을 하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 널린 상위 차원이 보이지 않고 느낄 수 없는 것은 개미와 전깃줄의 예처럼 가깝게 혹은 크게 확대해서 관찰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은 높낮이가 없는 평면이니 2차원이다. 만약 3차원 공간에 사는 우리가 사진 속 세상에 연필이란 물체를 인식시키려면 사진 면에 밀착시키는 수밖에 없다. 만약 연필심을 사진에 갖다 대면 연필은 점으로 나타날 것이다. 반대로 지우개가 붙은 부분을 사진에 갖다 대면 연필은 작은 동그라미가 될 것이다. 또 연필을 그냥 사진 위에 올려놓으면 연필은 기다란 직사각형 모습으로 보일 것이다. 3차원의 연필 모습이 2차원의 사진 속에서는 이렇게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사진 속의 세상이 2차원이라고 했다. 지금 우리는 3차원에 살고 있다. 2차원은 3차원의 부분집합이므로 우리는 쉽게 2차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쉽게 2차원에 접촉할 수 있지만 2차원은 높이가 없기 때문에 절대로 3차원을 이해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다.  
 
우리가 사진이나 그림 속의 이미지를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지만, 사진의 세상에서는 높이가 있는 공간이란 개념을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가 없다. 2차원에 있어 3차원은 그저 마술의 세계인 것이다.  
 
이제 다시 양변에 한 차원씩을 더한다. 3차원의 우리는 시간 축을 하나 더 갖는 4차원을 추측할 수는 있지만 절대로 제대로 이해할 수는 없다. 3차원에 있어 4차원은 역시 마술의 세계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생각이 닿지 않는다고 상위 차원을 부정하거나 왜곡하거나 자기 편한 대로 해석하면 안 된다. 모르면 모른다고 해야지 없다고 하거나 자기 편한 대로 그리면 안 된다는 말이다.
 
우리는 수학적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는 상위 차원을 이해할 수 없다. 마치 2차원 만화 속 등장인물이 높이를 가진 3차원의 우리를 도무지 상상할 수도 없는 것처럼 불가능한 일이다.  
 
우주선이 40년을 날아 이미 성간 여행을 시작했지만 우리는 생로병사 희로애락에서 한 순간이라도 자유스러워질 수 있던가? 그런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다면 그것이 바로 차원이 다른 데서 비롯되었다는 것, 즉 3차원에 사는 우리가 아직 더 높은 차원의 비밀을 알지 못해서 그렇다. 우주의 비밀은 어쩌면 다른 차원의 일일지도 모른다. (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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