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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계속되는 제재에 러시아 재계서도 균열음

WP "푸틴 정부 여론 통제 속 일부 올리가르히 전쟁 비판 목소리"

[우크라 침공] 계속되는 제재에 러시아 재계서도 균열음
WP "푸틴 정부 여론 통제 속 일부 올리가르히 전쟁 비판 목소리"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강력한 경제 제재가 계속되면서 러시아 재계 내에서 작은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일부 올리가르히(신흥 갑부) 사이에서 제재로 인한 타격이 커지고 강경파에 둘러싸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퍼지면서 전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 크렘린궁에서 열린 푸틴 대통령과 경제계 대표 회의에 참석한 한 기업가는 "수년에 걸쳐 쌓아 올린 것을 그들이 하루 만에 파괴해버렸다"며 "이것은 재앙"이라고 말했다.
여러 명의 러시아 억만장자와 전·현직 고위 관리들, 은행가들은 익명을 전제로 한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편협해진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공격받으면서도 대통령을 둘러싼 소수의 강경 안보 관리들 때문에 그에게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에 무력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전쟁이나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거나 러시아에서 이탈하는 재계 인사들은 대부분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시절이나 그전에 부를 쌓은 억만장자들이다.
지금까지 옐친 전 대통령 시절에 큰 부를 쌓은 올리가르히 중 최소 4명이 러시아를 떠났으며, 옐친 시대 민영화를 주도한 아나톨리 추바이스 대(對) 국제기구 관계 대통령 특별대표 등 정부 고위 관리 4명도 사임 후 러시아를 떠났다.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제기된 불만 사항은 대부분 서방의 경제 제재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직 푸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비판은 나오지 않고 있다.
옐친 시대에 철강기업으로 부를 쌓은 블라디미르 리신은 가스 외 다른 제품에 대한 대금을 루블화로 지불하도록 하는 방안을 비판하며 그럴 경우 러시아 기업들이 국제시장에서 퇴출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990년대 러시아 경제 민영화의 설계자 중 한 명으로 노릴스크 니켈의 소유주인 블라디미르 포타닌은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를 떠난 외국 기업의 자산 몰수 제안에 대해 "투자자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러시아를 1917년 혁명 시대로 퇴보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옐친 시대에 사업을 시작한 알루미늄 억만장자 올레그 데리파스카는 한발 더 나아가 제재로 인한 경제 위기의 타격이 1998년 금융위기 때보다 3배는 더 심각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4년간 푸틴 정권의 국가 자본주의 정책은 경제 성장도, 국민 소득 증대도 이루지 못했다"면서 "현재의 무력 충돌은 우리가 오랫동안 부끄러워하게 될 광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를 움직이는 중요한 직책에 있는 정부 고위 관리들은 자의반 타의반 대부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서방의 제재가 시작된 후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푸틴 대통령이 거부했다고 관련 상황을 잘 아는 인사들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 집권 후 억만장자가 된 사람들은 대체로 침묵하고 있으며, 여론 또한 언론의 강력한 선전 활동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책에 눌려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양새다.
2월 24일 크렘린궁 회의에 참석한 억만장자와 가까운 한 인사는 "전쟁을 지지하지 않지만 침묵할 수밖에 없다"며 모스크바에 있는 억만장자들은 현 사태에서 피해를 보지 않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의 한 기업인은 러시아 경제 엘리트들이 제재로 인해 사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고 있음에도 여전히 정부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며 "이에 맞서 싸울 배짱이 있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전쟁이 길어지고 손실이 커지면 반기를 들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며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게 될 돈바스 작전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경우 러시아 경제 엘리트들 내부에서 큰 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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