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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중단에 미사일 시위까지…'장외 반격' 거칠어지는 러시아

러, 폴란드·불가리아에 '당장 가스공급 중단'으로 제재 보복 日 향해서는 "보복 조치" 거론하고 동해상 순항미사일 무력시위

가스 중단에 미사일 시위까지…'장외 반격' 거칠어지는 러시아
러, 폴란드·불가리아에 '당장 가스공급 중단'으로 제재 보복
日 향해서는 "보복 조치" 거론하고 동해상 순항미사일 무력시위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서방 경제 제재에 맞서는 러시아의 '장외 반격'이 거세지고 있다.
러시아산 가스에 크게 의존하는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폴란드·불가리아에 가스 공급을 불쑥 차단해버렸고 미국과 보조를 맞춰 대러시아 제재에 앞장서는 일본을 향해서는 무력 시위까지 불사했다.


◇ 러, '자원 무기화'로 서방 무기 수송 역할하는 폴란드 압박
26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은 27일부터 폴란드, 불가리아 등 2개국에 가스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이 조치는 이들 두 나라가 가스 수입대금을 러시아 루블화로 결제하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러시아는 서방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를 '비우호국'으로 지정하더니 이 국가들은 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라고 일방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유럽 국가 대부분은 러시아의 요구가 기존 계약에 위배된다며 달러·유로화 결제 방침을 고수한다.
루블화 결제를 거부하는 대다수 유럽 국가 가운데 폴란드, 불가리아가 가스공급 중단의 첫 표적이 된 것은 일종의 보복 조치로 해석된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러시아가 유럽을 상대로 가스 협박을 시작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난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서방 무기를 공급하는 통로로 지목되고 있어 크렘린궁의 신경을 긁고 있다. 러시아는 무기를 지원하고 이에 협조하는 일도 사실상 '참전'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때 러시아의 가까운 동맹국이던 불가리아도 최근에는 러시아와의 관계 청산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서방국가의 대러시아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키릴 페트코프 불가리아 총리는 27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방문할 예정이다.



◇ 러시아산 가스 중단시 여파에 촉각…서방 단일대오 분란 우려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폴란드는 전체 가스 수입의 55%를 러시아산에 의존한다. 가스 중단을 통보받은 불가리아의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는 90%에 이른다. 이 때문에 불가리아는 러시아의 가스 금수 제재에 부정적이다.
일각에선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을 충분히 예견한 만큼 타격이 크지 않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폴란드는 가즈프롬과의 기존 계약이 만료되는 올해 말을 끝으로 수입을 중단하겠다면서 꾸준히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줄여왔다.
카타르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늘리고, 유럽 파이프라인도 연결 중이다.
시기상 여름이 다가와 당장 난방 수요도 크지 않다는 점도 유리한 요소로 꼽힌다.
폴란드 가스회사 PGNiG는 지하 가스저장고 비축량이 최대 용량의 80%에 달한다며 단기적 수급난 우려를 일축했다.
안나 모스크바 폴란드 환경부 장관은 러시아 측의 공급중단 통보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에너지 공급은 안정적"이라며 "일반 가정에 가스 공급을 차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적절하게 공급처를 다양화한 덕분에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도 안정적"이라며 "LNG만으로도 공급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중단하는 국가가 늘고, 난방 수요도 커지면 아무리 공급처를 다양화해도 수급이 빠듯해질 수 있다고 BBC는 지적했다.
BBC는 "가을부터 난방 시즌이 돌아와 수요가 상승하면 가스 공급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그런 경우 대규모 산업용 가스 공급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파이프로 직송되는 저가의 러시아산 가스 대신 운송용 전용 선박과 터미널이 필요한 LNG를 대체 수입하면 단가가 높아지는 단점도 있다.
러시아가 자원을 무기화하면 현재까지는 견고한 서방의 '단일대오'가 흐트러질 수도 있다.

◇ 제재 앞장서는 일본 향해 '순항미사일' 무력시위
일본을 향한 러시아의 보복 조치도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이고르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차관은 26일 미·일 해군 합동훈련을 거론하며 "훈련 규모를 확대하면 러시아가 보복할 것이라는 점을 일본은 알아야 한다"고 강력 경고했다.
12일 일본 해상자위대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과 해상 훈련을 진행했다.
핵실험 준비 동향이 포착된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려는 목적이었으나 러시아는 이틀 뒤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무력 시위를 감행했다.
25일에는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일명 쿠릴 열도(일본명 북방영토)의 전면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전권대표는 러시아 극동지역 하바롭스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가 불법 점유하고 있다고 일본이 거짓으로 주장하는 쿠릴열도에 투자해 전면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릴 열도는 일본 홋카이도와 러시아 캄차카반도 사이에 펼쳐진 1천300㎞에 달하는 도서군으로,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다.
일본은 최근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20일 러시아 외교관 8명을 추방했고 12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딸에 대해 자산을 동결하는 제재를 부과했다.
또 지난달 2일부터 이달 9일까지 524명의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수용하고, 이들의 추가적인 수용을 염두에 둔 난민 제도의 개선을 검토하는 등 피란민 수용에도 적극적이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전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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