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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히는 '마트 시식'..."신제품 만두 바로 10봉지 팔았어요"[르포]

2020년 12월 대형마트 내 시식이 금지된 후 1년 6개월 만에 시식이 허용됐다. 25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식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최현주 기자

25일 오후 3시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한 대형마트의 식품 코너에 들어서니 고소한 기름 냄새가 감돌았다. 냉동만두‧소시지‧베이컨 등을 매장에서 굽고 있었다. 이날부터 대형마트에서 시식이 허용됐기 때문이다. 한 식품업체의 신제품인 비건 만두를 먹어본 곽모(38)씨는 “만두를 살 계획도 없었고 처음 보는 제품이라 관심도 없었는데 먹어보니 맛있어서 두 봉지 담았다”고 말했다. 이 업체의 만두 시식 코너를 운영하는 한모(50)씨는 “그간 제품 사진을 오려 붙여놓고 제품 맛을 설명만 하니 고객이 처음 보는 신제품은 거의 팔지 못했는데 시식을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열 봉지를 팔았다”고 말했다.

화장품 코너를 둘러보니 직접 발라볼 수 있는 테스트 제품이 눈에 띄었다. 그간 금지됐던 화장품 테스트 운영도 전면 허용됐다. 이 코너를 맡은 김모(32)씨는 “매장에서 화장품을 발라볼 수 없어서 그간 테스트 제품을 치웠다가 오늘 다시 진열했다”며 “특히 색조 화장품은 내 얼굴에 해당 색이 어울리는지 직접 발라보고 사는 고객이 많아서 최근 매출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마트‧식품관 시식 코너가 다시 모습을 나타냈다. 정부가 지난 2020년 12월 대형마트‧백화점 내 시식과 화장품 테스트 전면 금지 권고를 내린 지 1년 6개월 만이다. 정부는 25일 0시부터 실내 다중이용시설 취식을 허용했다. 마트·백화점을 비롯해 영화관·공연장, 노래(코인)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목욕장업, 도서관, 학원, 종교시설, 박물관·미술관·과학관 등에서 음식을 먹거나 화장품 같은 제품을 써볼 수 있게 됐다.

2020년 12월 대형마트 내 시식이 금지된 후 1년 6개월 만에 시식이 허용됐다. 25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대형마트에서 냉동만두를 시식하고 있는 모습. 최현주 기자

“식품 신제품 출시 홍수 이룰 것”
국내 주요 대형마트는 대대적으로 시식코너를 열었다. 홈플러스는 이날 전국에 있는 전 점포(135개)에서 시식을 시작했다. 롯데마트도 112개 전 점포에서 시식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도 135개 점포 중 100여 개 점포에서 시식이 시작됐다.

대형마트에서 시식은 주요한 마케팅 수단이다. 특히 식품업체 입장에선 고객이 맛을 알지 못하는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수단이 시식이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같은 매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20%를 시식이 좌우한다고 본다. 익명을 요구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의 경우 시식이 아니면 사실상 매출을 올리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시식 때문에 신제품 출시를 미루고 있는 업체가 많은 만큼 새로운 제품 출시가 홍수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12월 대형마트 내 시식이 금지된 후 시식대에는 제품 사진만 놓여있었다. 최현주 기자

팝콘 즐기며 영화…상영관 매진 행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영화관도 기대감으로 술렁이고 있다. 지난 2021년 3월 26일 이후 13개월간 이어졌던 실내 취식 금지가 해제, 영화관에서도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돼서다. 다음 달 4일 개봉하는 영화를 상영하는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은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624석 규모의 한 상영관은 지난 21일 예매가 시작된 지 하루 만에 4300여 명이 몰리며 새벽 시간(1회)을 제외한 모든 시간대(6회) 예매가 끝났다. 이 영화관 관계자는 “방역으로 비워뒀던 좌석까지 예매할 수 있고 영화 관람의 큰 재미인 팝콘 같은 간식도 먹을 수 있게 된 영향이 크다”며 “그간 사실상 영화관 이용이 제한됐던 만큼 ‘오랜만에 영화 보러 가자’는 심리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장품 업계도 들썩이고 있다. 매장 내 화장품 태스트가 허용된데다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기대감도 커서다. 현재는 실내 전체, 실외에서 다른 사람과 2m 거리 유지가 안 되거나 집회·공연·행사 등 다중이 모이면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다음달 4일 개봉하는 영화를 상영하는 상영관의 예매가 대부분 매진됐다. [캡처]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활기가 돌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우려도 있다. 대형마트 시식이 허용됐지만 코로나19 이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지정된 취식 특별관리구역이 있어서다. 시식 코너 간 거리는 3m 이상 떨어져야 하고 취식을 하는 고객들 간 간격도 1m 이상 유지해야 한다.

서울 성동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선 현재 시식 코너 5곳을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발생 전 이 점포에선 평일엔 10여 개, 주말에는 20개 이상 운영했다. 아직 ‘찝찝하다’며 시식을 거부하는 고객도 있었다. 문대명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점 부점장은 “장기간 시식 중단으로 당장 시식 코너를 운영할 인력이나 장비를 갖출 시간이 필요하다”며 “다음 주 주말 정도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주(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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