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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정위 고발 전부터 '검찰 협업' 추진…검수완박이 변수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속고발제 보완을 위해 협의체를 만들고 세부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공정위가 고발을 통해 사건을 검찰에 넘기기 전 단계부터 검찰이 수사를 준비할 수 있도록 협업을 하는 방안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정치권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으로 그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심판정. 연합뉴스
검찰 고발 전부터 협업
24일 검찰·공정위·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에 대한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과 공정위는 최근 ‘검-공 비공식 협의체’를 구성하고 고발 전 협업을 논의했다.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해서는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만 수사하도록 한 전속고발권으로 인해 검찰 수사는 제한된다. 전속고발권은 유지하면서도 빈틈은 찾아 메우자는 게 협의체 구성 목적이다.

앞서 법무부는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공정위에 검찰 지휘를 받는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도입을 제안했다. 이후 특사경 제도가 “전속고발권을 유지하되 엄정히 행사해야 한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때문에 인수위 주도로 전속고발제 보완 방안 마련을 위해 검찰과 공정위는 실무자 위주 협의체를 구성하고 논의해왔다.

총수 사익편취·경성담합 대상
특히 검찰은 대기업집단의 총수 사익편취 행위와 경성담합(입찰·가격담합 등)에 대해 적극적인 기관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공 협의체에서는 이들 사건은 공정위가 고발을 결정하기 전인 조사 단계에서부터 정보를 공유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검찰이 고발에 앞서 일찌감치 수사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공정위 조사가 지연되지 않도록 보조하기 위해서다.
24일 서초동 대검찰청 모습.   연합뉴스
사익편취나 경성담합은 모두 고발 가능성이 큰 행위다. 사익편취의 경우 재벌 총수나 그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 있어 공정위 고발에 의해 대규모 검찰 수사가 이뤄질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이 공정거래조사부를 증원하고 지난달 삼성웰스토리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계열사 부당지원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도 권한 확대를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공정위와 검찰 사이에 인력 교류를 늘리는 방안은 논의가 상당 수준 진행돼 인수위도 이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공정위 파견을 현행 2명보다 늘리고, 공정위에서도 직원을 검찰에 파견하는 방식이다. 기관 간 정보 교류 활성화 등이 목적이다. 파견 인원이나 근무 부서는 세부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검수완박에도 추진…이후 공백 우려
그러나 여·야가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국회의장 중재안에 합의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협의체 관계자는 “검수완박과는 별도로 현 제도를 기반으로 협의를 마칠 것”이라고 했지만, 검찰 수사권이 사라지면 실행엔 차질이 불가피하다. ‘검수완박’ 법안은 “검찰총장에게 고발해야 한다”, “검찰총장은 고발을 요청할 수 있다”고 명시된 공정거래법과도 충돌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관련 국회의장 중재안에 서명하고 있다. 뉴스1
경제범죄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 때까지 수사가 가능하도록 유예기간을 둔다는 게 여·야 합의안이지만, 결국 공정거래 사건에 수사 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이나 중수청은 관련 수사 경험이나 전문성 측면에서 모두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는 “공정거래 사건은 점점 어려워지고 전문화돼가는데 경험이 없는 수가기관이 이를 따라가긴 어렵다”고 말했다.

담합 등의 공소시효가 상대적으로 짧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담합의 공소시효는 5년이다. 지난 2018년 검찰은 입찰 원전변압기 납품 가격을 담합한 효성과 LS산전 직원을 공소시효 만료 하루 전 기소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 35일 전 고발장을 접수받고 신속히 압수수색에 착수하는 등 수사를 마쳤다.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면 기소까지 걸리는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정진호(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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