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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에 팜유까지 품귀…식품값 도미노 인상 경고등 켜졌다

인도네시아 팜유 농장 전경.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달 28일부터 팜유 등 식용유 수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중앙포토]
각종 식품 원재료 수급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경고등은 동시다발적이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밀가루 가격 급등에 이어 인도네시아 정부가 식용유와 식용유 원료물질 수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하자 국제 식용유 가격이 널뛰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수출 중단은 오는 28일(현지시간) 시행된다. 식품 업계에선 인도네시아가 세계 팜유 생산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국내 식용유 가격 상승은 물론 이를 원료로 하는 다른 가공제품의 가격까지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팜유는 기름야자의 과육을 가공해 생산한 식물성 기름으로 라면·과자 등 각종 가공식품 생산에 쓰인다. 화장품, 세제, 바이오디젤 등의 원료로 들어간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미 팜유 가격은 연초 이후 33.2% 상승했다.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의 결정은 급작스러웠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주말인 23일 “식용유에 관한 회의를 주재한 결과 28일부터 식용유와 식용유 원료물질 수출을 추후 고지할 때까지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국제 식용유 가격이 움직였다. 미국 시카고 거래소의 콩기름 가격은 1파운드당 83.21센트(약 1030원)로 직전 거래일 대비 4.5%가 올랐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50%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국제 콩기름 거래 가격. 올해 들어 치솟은 콩기름 가격은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중단 발표 직후 4.5%가 뛰었다. [자료 매크로데이터]

수출 중단에 직격탄을 맞은 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팜유 농장을 경영하는 국내 주요 상사 기업이다. 이들은 주말 내내 수출 금지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 상사기업 관계자는 “현지에서 생산한 팜유는 인도네시아 내 트레이더에 공급한다”며 “트레이더가 매입해서 수출하기 때문에 수출 금지로 인한 파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팜유 생산업자들은 올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수출에 집중했다. 해바라기씨유 수출 1·2위 국가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팜유를 비롯한 식물성 기름의 국제 가격이 급등해서다. 이 때문에 내수시장의 식용윳값이 오르고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런 인도네시아 내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당국이 팜유 수출 중단을 장기화할 수 있다.

"식료품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곡물가격이 상당 기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공산이 크다”며 “곡물 가격 상승이 사료 가격과 밀가루 등의 곡물 가공품 가격으로 전이돼 축산물 및 식료품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입곡물 등 원재료 가격 상승에 라면과 국수, 빵 등의 가공식품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의 라면 판매대 앞에서 소바자가 라면을 고르는 모습. 뉴스1

식품 업계에선 올해 2분기 말부터 식품 원재료 가격 상승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원재료 가격 상승은 시차를 두고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소맥과 팜유는 전년 대비 각각 63%, 58%가 상승했다”며 “2분기 말부터 소재 업체들을 시작으로 기업들의 원가 상승 부담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식품) 원부재료 가격 안정화 가능성이 작은 반면 음식료 업종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상반기 재고로 버텨도 하반기엔…"
식품 업계는 원재료 가격 상승을 당분간 버텨본다는 방침이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 압박이 심해지면 제품 가격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수출 중단으로 한동안 각종 식용유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은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면 제품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계약해 놓은 재고로 버틴다고 해도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하반기에는 제품 가격 인상을 본격적으로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식용유 가격은 1년 사이 최대 84% 올랐다. 지난해 초 한 통(18L)에 평균 22000원이었던 업소용 콩식용유가격은 현재 5만원을 호가한다. 가정용 식용유 또한 24일 한국소비지원 참가격에 따르면 오뚜기 콩기름 100%(900mL)의 경우 지난해 4047원에서 올해 5017원으로 970원 비싸졌다.




강기헌(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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