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더 오른다…3월 생산자물가 상승 폭, 5년 2개월 만에 최대
치솟는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전망이다. 소비자물가의 선행 지표인 생산자물가가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이다. 지난달 10년 3개월 만에 4% 넘게 치솟은 소비자물가 오름세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손진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공산품 지수가 계속 오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변동 폭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도 전월 대비 0.9%, 전년 동월 대비 7.9% 올랐다. 근원 물가의 경우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준다.

부문별로는 공산품이 전달보다 2.3% 오르며 상승 폭이 가장 컸다. 1년 전보다 14.6% 뛰었다. 국제 유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 석탄·석유제품은 한 달 전보다 15.6%, 1년 전보다는 69.7% 올랐다. 이밖에 농림수산품은 축산물(3.5%)의 영향으로 전달보다 0.2% 올랐다. 서비스물가는 음식점 및 숙박(0.9%)을 중심으로 전달보다 0.3% 상승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농림수산품 중에는 닭고기(7.1%)와 쇠고기(3.4%) 값이 전달보다 많이 올랐다. 공산품에서는 경유(22.3%)와 맥주(7.6%) 가격의 상승 폭이 컸다.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리는 힘은 전방위적으로 더욱 거세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수입물가, 생산자물가 등이 모두 오른 탓이다. 3월 수입물가지수는 148.8(2015년=10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달 전보다 7.3%, 1년 전보다 35.5% 올랐다. 원자재가격 상승과 원화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이 겹친 결과다.
생산자물가지수와 수입물가지수를 결합해 산출하는 3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3.7% 오른 121.99(2015=100)로 통계 작성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통계청]](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2/04/21/80afab2e-0d62-4974-a03c-3c18de804573.jpg)
원자재 가격 상승은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린다. 물가 도미노다. 예컨대 곡물 가격 상승은 6개월 뒤에 생산자물가 내 음식료품 가격에 반영되고, 다시 2개월 뒤 CPI 상승으로 이어진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발 인플레이션도 부담이다. 중국의 3월 PPI는 1년 전보다 8.3% 올랐다. 중국의 PPI 상승은 중국으로부터 원자재와 완제품 등 다양한 상품을 수입하는 한국에도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운다. 지난해 한국 전체 수입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2.5%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 오름세를 감안한다면 4월 CPI 상승률은 3월보다 높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2·3분기까지 4%대의 높은 물가성장률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쓰나미에 CPI 상승률 전망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9일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4%로 1월 전망치(3.1%)보다 0.9%포인트 올렸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같은 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물가 상승이 앞으로 1~2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효성(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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