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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쓰나미]① 홍차의 나라 스리랑카 "지금은 차도 못 마셔"

기름값 두달새 배로 치솟아…"버스요금 비싸 하루 10∼20㎞ 걸어 다녀" "살 수 없는 지경…민심 들끊어"…시민들 거리로 나서 반정부 시위

[인플레 쓰나미]① 홍차의 나라 스리랑카 "지금은 차도 못 마셔"
기름값 두달새 배로 치솟아…"버스요금 비싸 하루 10∼20㎞ 걸어 다녀"
"살 수 없는 지경…민심 들끊어"…시민들 거리로 나서 반정부 시위

[※편집자 주 :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허약해진 글로벌 경제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덮치면서 전세계에 인플레이션이 강타하고 있습니다. 일부 저개발 국가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고가 사회·정치적인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특파원망을 통해 세계를 휩쓸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현장을 취재한 기사 3건을 보도합니다.]



(콜롬보=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치솟는 물가는 스리랑카의 국민을 빈곤의 수렁으로 내몰았다.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만난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물가 때문에 살 수 없는 지경이라고 입을 모았다.
파리즈(40) 씨는 "1년 전 1㎏에 130루피(약 490원)였던 쌀 가격이 지금은 250루피(약 950원)나 한다"며 "A4용지 가격은 최근 4배로 뛰었다"고 말했다.
그는 "닭고기, 우유, 설탕 등 오르지 않은 게 없다"며 "그런데 월급은 그대로라 살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스리링카 경제는 관광산업이 전체 경제의 15%가량을 차지한다. 그런데 관광산업이 전 세계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았다.
외화가 고갈돼가는 와중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다. 국제유가 등 국제 원자재가격이 폭등하면서 원자재발(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빚어졌고 그 여파가 스리랑카 경제에 미치면서 결국 힘없이 무너졌다.
무너져내리는 경제는 물가를 무섭게 끌어올리고 있다.
작년 9월 5.7%였던 물가상승률이 12월 12.1%로 두 자릿수로 올라서더니 올해 들어 1월 14.2%, 2월 15.1%, 3월엔 18.7%로 껑충 뛰었다.
말 그대로 '살인적' 인플레이션이다.


주유소에서는 몇 시간을 기다렸다가 어렵게 기름을 구한 시민이 계속 오르는 가격을 보고 다시 한번 놀란다.
차의 연료가 떨어져 빈 통을 들고 휘발유를 사러 주유소에 온 페르난도(43) 씨는 "지금 L(리터)당 317루피(약 1천200원)이지 않느냐. 두 달 전에는 160루피가 안됐다"고 했다.
그는 "기름은 구하기도 어려운데 가격이 너무 뛰어서 사는 것도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외화가 동나면서 석유는 물론 의약품, 종이, 식품 등 온갖 생필품이 부족해졌다.
시내에서 만난 산둔(48) 씨는 "나라에 달러가 없다는 이유로 모든 게 비싸고 구하기 어려워졌는데 가격은 매일 오르기만 한다"며 "예전에는 집에서 우유와 함께 차를 마셨는데 지금은 차도 마실 수 없다"고 말했다.
'홍차의 나라' 스리랑카에서 차조차 마실 수 없는 현실에 마주한 것이다.
옆에 있던 시민 페레라(45) 씨는 "휘발유와 경유는 말할 것도 없고 버스요금도 비싸 요즘은 하루 10∼20㎞ 거리를 걸어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시민들은 거리로 나섰다.
집권 세력의 퇴진을 요구하며 콜롬보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연일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경제가 급격하게 무너지다 보니 민심도 상당히 흉흉해졌다는 말이 나온다.
시내에서 만난 한 승려는 익명을 요구하며 "스리랑카 국민은 성품이 선량한 편인데 경제난이 깊어지면서 민심이 들끓고 있다"며 "혼자서 여행한다면 매우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해주기도 했다.
당국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잇따라 금리를 대폭 올리고 있다.
스리랑카 중앙은행(CBSL)은 이달 초 정책 기준 금리인 대기성 수신 금리(SDFR)와 대기성 대출 금리(SLFR)를 각각 13.5%, 14.5%로 7.0%포인트씩 인상했다.
동시에 정부는 12일 대외 채무에 대해 '일시적 디폴트'(채무 불이행)도 선언했다. 또 인도, 중국,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긴급 지원을 통해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끌 계획이다.
이에 대해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파루크 지야르(55) 씨는 "그동안 여러 위기 신호가 나왔음에도 정부는 문제가 없다며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이제야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너무 늦었다"고 한탄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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