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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태양절'은 지나갔지만…'北 핵·ICBM 버튼' 숨죽인 美

한미연합훈련·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등 北 도발 계기 줄줄이 남아 美, 이례적 대북정보 공개 행보로 경고…바이든 5월 방한 '분수령'

[특파원 시선] '태양절'은 지나갔지만…'北 핵·ICBM 버튼' 숨죽인 美
한미연합훈련·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등 北 도발 계기 줄줄이 남아
美, 이례적 대북정보 공개 행보로 경고…바이든 5월 방한 '분수령'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로부터 공지가 날아들었다.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가 전화브리핑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올해 들어 북한이 잇따라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급기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시험 발사하면서 모라토리엄을 파기한 터라 한반도로 시선이 쏠린 탓이었지만, 북한 이슈만으로 브리핑을 자청한 것 자체가 드문 일이었다.
브리핑 요지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은 동맹과 보조를 맞춰 대응할 준비가 돼 있고 외교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언급은 북한이 이른바 '태양절'(김일성 생일·4월 15일) 110주년을 계기로 핵실험 등을 할 우려가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서 "희망컨대, 어떤 긴장 고조도 없이 그 기념일이 지나가길 바란다"는 말이었다.
북한은 그동안 5년이나 10년 단위로 대형 기념일을 기해 중대 무력 시위를 해왔고, 미국 역시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기에 나온 답변이었다.
성 김 대표의 '바람'대로 브리핑 9일 뒤 태양절 도발은 없었다. ICBM 시험 발사나 핵실험은 물론 예상했던 열병식도 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이 16일 "북한은 춤과 음악으로 (기념일을) 축하했지만, 열병식은 없었다"고 보도하는 등 외신들도 이를 관심 있게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당 제1비서 추대 10주년(4월 11일)도 조용히 지나갔다.
미국 정부로서는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된 셈이다.
하지만 하나의 고비만 넘었을 뿐 아직도 첩첩산중이다.
조선인민혁명군(항일유격대) 창건 90주년(4월 25일)이 다가오고 있고, 특히 오는 18일부터 시작될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이 코앞이다.
북한이 도발의 명분으로 삼을 소재들이 널려 있는 것이다.



여기서 하나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있다.
성 김 대표가 대북 브리핑을 자청한 것처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북 정보를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일정 부분 흘리고 있다는 점이다.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지난달 7일 자로 서해에서 정보·감시·정찰 수집 활동을 강화하고 탄도미사일 방어 대비태세 상향을 지시했다는 내용을 이틀 뒤 공개했다.
그 직후인 3월 16일 북한은 실제로 ICBM을 발사했지만, 공중에서 폭발했다.
북한은 이를 만회하려고 24일 또다시 ICBM을 발사하면서 이를 신형인 '화성-17형'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하지만 이번엔 북한이 쏜 것은 기존의 '화성-15형'인데 마치 신형을 발사한 것처럼 기만했다는 한국 국방부의 평가를 나왔다.
미 국방부는 여전히 '평가 중'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도 한국 국방부 입장과 동일하다는 미 당국자 전언을 보도했다.
그에 앞선 지난달 10일에도 미 고위당국자가 전화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2월 27일과 3월 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ICBM 시스템 테스트라는 사실을 알렸다.
이처럼 미국의 잇단 대북 정보 공개는 북한의 무력 시위가 실제로 일어날 것이란 정보 판단에 따른 것일 수 있지만, '우린 북한의 모든 군사 활동을 손바닥 눈금 보듯 들여다보고 있다'는 대북 압박 차원의 메시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태양절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원인철 합참의장과 한미연합사령관이 동해 공해상에 진입한 미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에 전격 동승한 사실이 언론이 공개된 것 역시 도발을 하지 말라는 사실상의 경고였다.



북한이 이 같은 미국의 정보전(戰)에 부담을 느껴 태양절 무력 시위를 하지 않았는지는,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물론 대화 손짓을 하면서도 먼저 양보할 일은 없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기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위성을 가장한 장거리로켓 발사나 ICBM·핵실험 도발 우려는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되는 18일 성 김 대표와 정 박 대북 특별부대표가 한국을 방문해 현 정부는 물론 대통령직 인수위 측과도 대북 조율에 나선다.
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다음 달 21일을 전후한 방한을 한미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이대로 진행된다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열흘여 만에 미국 대통령과 초고속 정상회담을 하게 되며, 이를 계기로 한미 정상은 굵직한 대북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분수령이 될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를 기다릴지, 그 사이에 주도권을 쥐기 위해 핵실험 등 추가 도발에 나설지 지켜볼 일이다.
honeyb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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