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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마음 비우기

살아오면서 갖고 싶은 것도 많았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았다. 그중에는 내 능력이 돼서 소유했거나, 성취했던 일들도 있다.  
 
하지만 갖고 싶어도 갖지 못했고,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 것이 더 많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것들이 후회로 남았었다. 내가 살아온 삶을 돌아보면서 갖지 못한 것과 하지 못한 것에 대해 미련을 두었다.  
 
하지만 80이 넘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이제는 못 갖고 못 한 것에 대한 후회나 미련이 없다. 물론 간절히 원했던 당시에 소유하고 성취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미련이 되어 오래도록 남기도 했지만 지금은 없다.  
 


세상 만물에는 항상 두 가지 모습이 있다. 양지와 그늘이다. 어느 쪽을 보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그늘을 보면 우울한 마음이 들고 양지를 보면 희망이 생긴다.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울 때가 온 것 같다. 자녀들이 때때로 선물을 주고 용돈을 주지만 효용이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사고 싶은 물건도, 하고 싶은 일도 없다. 옷장을 살피면 내가 죽을 때까지 입어도 남을 옷들이 있고, 지금 이 순간 해야만 하거나 하기 원하는 일도 없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삶에 대한 회의나 무력감에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이는 세상을 어느 정도 여유 있게 바라볼 수 있는 나이가 됐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사고 무언가를 성취함으로써 마음이 흡족해지고 삶이 채워지는 나이는 이미 지났다. 무엇인가를 소유하고 무엇인가를 하려는 마음은 욕심에서 비롯된다. 그런 욕심은 젊어서 필요한 것이지 노년에까지 갖고 있으면 마음만 더 쓸쓸해진다.  
 
이제는 하루 하루의 생활에 감사하고 있다.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면 모든 것이 감사하게 생각되기 마련이다. 이런 마음의 평정을 뒤늦게나마 조금 알게 된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김학도·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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