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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한인회장 "20년전 내전 때도 이런 경제위기는 없어"

"지금은 단전부터 생필품·의약품 부족까지 발생" "한국기업에도 어려움 생겨…민관 합동으로 만일의 사태 대비"

스리랑카 한인회장 "20년전 내전 때도 이런 경제위기는 없어"
"지금은 단전부터 생필품·의약품 부족까지 발생"
"한국기업에도 어려움 생겨…민관 합동으로 만일의 사태 대비"


(콜롬보=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스리랑카에서 27년을 살았는데 이런 상황은 처음입니다. 20년 전 내전 때도 경제 위기가 이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았습니다."
변성철(63) 스리랑카 한인회장은 최근 스리랑카를 덮친 최악의 경제난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스리랑카에서는 1983년부터 2009년까지 26년간 싱할라족과 타밀족간 장기 내전이 발생, 수많은 희생자를 낸 바 있는데 경제 분야만 놓고 보면 지금 상황이 더 나쁘다는 것이다.
변 회장은 1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과거 내전 때도 수력 발전 문제로 단전이 심했지만 석유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사용했다"며 "당시엔 생필품이나 의약품이 크게 부족한 일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지금은 연료가 없어 화력발전소까지 일부 가동을 중단한 상황"이라며 "전기뿐 아니라 모든 품목이 부족하고 가격이 두세 배 올랐다"고 덧붙였다.
관광 등 주력 산업이 무너진 스리랑카는 대외 채무를 감당하지 못해 최근 '일시적 디폴트(채무 불이행)'까지 선언한 상태다.
외화가 없어 수입품이 공급되지 못하다 보니 석유는 물론 의약품, 종이, 우유, 전자제품 등이 동났다.
이런 경제 위기로 인해 현지 진출 한국 기업과 교민 사회도 상당한 충격을 받고 있다.

현지에서 엔지니어링 합작사를 운영하는 변 회장은 "기업의 경우 외화 부족 사태 여파로 신용장 개설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인프라 프로젝트 관련 업체의 경우 부품이나 자재 수입 등에 차질이 생겼으며 일부 사업은 공기가 늦어지거나 아예 중단됐다.
의류 등 일부 수출 기업은 스리랑카루피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다소 유리한 상황을 맞기도 했지만 동시에 수입 원료의 가격이 크게 올라 큰 이익은 얻지 못하는 상태다.
특히 식당 등 소규모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는 교민의 상황은 심각하다.
단전 때문에 냉장고 식품 보관 등 정상적 영업이 어렵기 때문이다.
변 회장은 "기름과의 전쟁이 벌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인회 등은 주스리랑카한국대사관(정운진 대사)과 함께 민관 긴급 대응에 나섰다.
한인회와 대사관은 최근 교민 비상연락망을 구축, 가동 상황을 점검했고 안전 수칙도 공지했다. 스리랑카의 교민 수는 800여명이다.
변 회장은 "경제위기, 시위 등으로 한인 기업이 어려움에 직면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회사별로 원자재 확보, 인력 수급, 자체 정전 대처 노력 등을 통해 지금까지는 대체로 잘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제위기가 지속되면 민심이 요동치는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한인회로서는 우려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경제 위기가 깊어지면서 현지에서는 반중 정서가 눈에 띄게 확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인프라 건설을 위해 중국에서 빌린 과도한 빚이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변 회장은 "경제 위기가 장기화할 경우 아무래도 어려움이 심해질 것"이라며 "한인회와 대사관은 작년 코로나19 사태 때도 합심해 전 한인을 대상으로 일찌감치 백신 접종을 마치는 등 위기를 잘 이겨냈다. 이번에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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