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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강력하고 결단력 있는 홍콩 행정장관 원해"

경찰출신 정무부총리 단독 출마설 "중국, 선거가 중요하다는 척할 생각도 없다는 뜻"

"중국, 강력하고 결단력 있는 홍콩 행정장관 원해"
경찰출신 정무부총리 단독 출마설
"중국, 선거가 중요하다는 척할 생각도 없다는 뜻"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정부는 강력하고 결단력 있는 인사가 차기 홍콩 행정장관이 되길 원하며, 현재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존 리(64) 정무부총리가 단독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리 부총리가 6일께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선거팀을 꾸리는 데 분주하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리 부총리가 행정장관 선거에 나서는 것은 중국 정부가 중국과 미국 간 긴장 속에서 국가안보 위험을 최소화하고 고질적 사회 문제를 해결할 강력하고 결단력 있는 행정장관을 원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1977년 경찰에 입문한 리 부총리는 2003년 경찰 총수인 경무처장이 됐고, 2017년 치안 책임자인 보안장관에 임명돼 2019년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하고 홍콩국가보안법을 강력하게 집행했다.
2020년 6월 시행된 홍콩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지금까지 민주 진영 인사와 사회 활동가 등 170여명이 체포됐고, 빈과일보 등 대표적 반중 매체가 폐간됐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 그를 홍콩 정부 2인자인 정무부총리로 승진시켰다.
캐리 람(64) 현 행정장관은 전날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공개하면서 이런 의사를 이미 지난해 3월 중국 정부에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홍콩 명보 등은 그로부터 3개월 후 존 리가 정무부총리에 임명된 것은 중국 정부가 이미 람 장관의 후임으로 염두에 두고 인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는 1997년 홍콩 주권 반환 후 경찰 및 보안 분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정무부총리에 올랐다.
정무부총리는 안보뿐만 아니라 교육·복지·식품건강·주거교통 등 광범위한 분야를 관장하는 홍콩 정부 2인자로, 그간 주로 행정 전문 관리가 임명됐다. 람 장관도 정무부총리를 거쳐 행정장관이 됐다.



한 친중 진영 인사는 SCMP에 "리 부총리는 일부 정책 분야에 대해 상대적으로 지식이 부족할 수 있지만 중국은 노련한 경찰 관리로서 그의 절대적인 충성심을 높이 사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홍콩 언론들은 리 부총리의 출마설을 일제히 보도하면서 그간 출마설이 나왔던 렁춘잉 전 행정장관, 폴 찬 재무장관 등의 출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쳤다.
SCMP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는 현 람 장관을 존중해야 하므로 렁 전 장관의 컴백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람 장관과 렁 전 장관 사이에는 불화가 있다. 렁 전 장관이 다시 행정장관이 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같은 이유로 렁 전 장관과 긴밀한 관계인 찬 장관도 중국 정부가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렁 전 장관은 대신 선거위원회(선거인단) 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언론들은 전했다.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산하 중국연구소의 스티브 창 교수는 "만약 리 부총리가 단독 출마한다면 이는 중국 정부가 '선거'를 치르는 게 어쨌든 중요하다는 척하는 것조차 할 생각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국 법학자 마이클 데비이스는 중국 정부가 안보와 통제를 홍콩 통치의 최우선에 두고 리 부총리를 빠르게 승진시켜 현재 자리까지 올려놓았다고 말했다.
홍콩마카오연구협회 라우시우카이 부회장은 이번 행정장관 선거에서 중국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안전한 선거'라며 "중국 정부는 반대 세력이 선거를 틈타 혼란을 야기하고 애국적 친중 진영의 단결을 훼손하지 않도록 강력한 단일 후보만을 허용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람 장관의 퇴장은 더욱 강력한 매파 지도자가 등장할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존 번스 홍콩대 명예교수는 "존 리의 부상은 중국 정부가 홍콩인들의 신뢰 재건과 같은 다른 모든 문제보다 안보와 충성심을 우선시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한차례 연기돼 다음 달 8일 실시되는 행정장관 선거의 출마 지원자 신청은 3∼16일 진행된다.
홍콩 행정장관은 친중 진영이 완벽하게 장악한 선거위에서 선출한다. 출마 지원자는 현재 1천463명인 선거위에서 최소 188명의 지지를 얻어야 하며, 이후 정부 관리들로 구성된 공직선거 출마 자격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야 비로소 출마 자격을 얻는다.
이번 행정장관 선거는 지난해 5월 중국 정부가 홍콩의 선거제를 '애국자'만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정한 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행정장관 선거다.
한편 SCMP는 "행정장관 선거에 대한 관심도를 인터넷 검색량으로 측정한다면 이번 선거에 대한 관심도는 직전 2017년 선거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며 이번 행정장관 선거가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윤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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