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홍기의 시카고 에세이] 루이지아나
당시 북아메리카 대륙 서쪽은 주인 없는 땅으로 어느 나라가 먼저 건너가 땅에 금을 그어 나가느냐에 따라 국경이 정해졌다. 객쩍은 이야기 같지만 아마 당시에 한국도 비록 선조시대였지만 국력이 있었다면 배를 타고 건너갔으면 지금쯤 어느 비옥한 한구석은 차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현재야 한국인들도 이민이건 출장이건 지구를 누벼 손안에 공깃돌 돌리듯 하지만, 어느 지구에 있는 국가보다 사방이 막힌 작은 나라라서 그런지 유감 없이 탈출하듯 이제는 세계 어느 시골구석이라도 한국 식당 없는 곳이 없다. 한국인은 뉴올리안스와 그 주위에 약 2,500명이 살고 있으며 물론 교회와 식당이 들어선지 오래다.
가톨릭과 기독교 사순절 전에 주로 2월 뉴올리안스에서 벌어지는 ‘마디 그라’(Mardi Gras) 축제는 이곳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까지 자리를 잡았다. ‘마디 그라’ 축제는 오래 전 중세 유럽에서 시작된 문화였는데 이곳으로 전래되었다. 뉴올리안스는 낭만이 있는 도시다. 브라질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삼바 축제가 있다면 뉴올리안스는 ‘마디 그라’ 한 달 동안 매일 진행하는 재즈 축제가 유명하다. 옛날 프랑스식 건물이 있는 거리는 모든 골목이 세계에서 몰려온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는다. 특히 중심지 Bourbon Street는 자유를 방관해도 좋을 정도의 넉넉한 마음을 가진 거리이며, 특히 200년 전 여자가 모여 살던 2층 베란다 거리에서 사람들에게 비드(Bead) 구슬 목걸이를 던지면 지나가던 객들이 서로 손을 내밀며 붙잡으려는 재미가 한낮의 햇살을 더욱 밝게 한다. 거리도 그렇지만 골목 안의 생활도 그 옛날 그대로다. 특히 재즈 춤을 즐기는 젊음은 이들이 거리의 악사와 넘쳐나 온종일 음악이 넘쳐난다. 한마디로 내일은 또 무슨 즐거운 일이 일어날까 흥분하며 잠을 자는 도시다.
뉴올리안스는 또한 음식으로 유명하다. 미국에서 한국의 전라도 음식으로 생각하면 된다. 미국 전역에 뉴올리안스 음식점이 있으며 독특한 미시시피강 하구의 남부 전통 음식을 대표한다. 요리 스타일 두 가지는 크리올(Creole)과 케이준(Cajun)이다. 유명한 음식에는 검보 수프(Gumbo Soup)와 잠발라야(Jambalaya), 크로 피시(Crawfish, 보통 가재와 만든 진하고 매운 수프)와 에투 이프(Etouffee, 밥에 얹은 해산물 스튜)가 있다. 프랑스 마켓 도넛으로도 알려진 비녜트(Beignet)는 기름에 듬뿍 넣고 튀겨 가루 설탕을 묻힌 작은 네모난 페이스트리이다. 그 중 검보는 한국의 육개장을 빼어 닮았으며, 잠발라야는 누런 긴 쌀에 소시지 혹은 새우를 넣은 볶음밥이기는 하나 향료가 섞인 약간 매운맛이다. (hanprise@gmail.com)
한홍기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