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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예수의 선포 2

지난달에 이어서 계속 예수의 선포에 대해서 생각해보겠다. 예수의 선포는 ①자신에 관한 것 ②하나님의 나라에 관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사람의 아들은 땅에서 죄를 사하는 권세가 있다”(눅5:24), “사람의 아들이 안식일의 주인이다”(눅6:5), “이 빵은 내 몸이고 이 포도주는 내 피의 새 언약이다”(눅22:19-20), “사람의 아들이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주려한다”(막10:45)는 말씀은 예수 자신에 관한 예수 자신의 선포이며 기독교의 핵심적인 사상을 이룬다. 따라서 우리는 예수를 선포된 선포자(The Proclaimed Proclaimer)라고 부른다.  
 
왜 예수는 이렇게 자신에 대해서 선포했을까? 왜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신을 끊임없이 알려오실까? 신적 존재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여러 종교의 선포 가운데 기독교처럼 신적 존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선포하는 종교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슬람교는 알라신이 절대 초월자이기 때문에 그 신에 대한 내용을 인간이 잘 알 수 없다고 믿는다. 불교는 절대자 신이라는 존재보다는 수행을 통한 깨달음을 추구하는 종교다. 도교는 신적 존재인 도(道)가 인격적이라기보다는 비인격적인 존재에 가깝고, 자연과 세상의 여러 비유로 그 내용을 선포하고 있다. 유대교는 구약의 하나님을 인격적 신 존재로 믿지만 성육신한 예수그리스도에게서 신 존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찾는 것은 아니다. 도대체 왜 기독교는, 특히 예수는 자신에 대해서 이렇게 치열하게 선포하고 있을까?  
 
예수의 자기선포에 대해서 몇 가지를 생각해 보겠다. 첫째, 기독교는 하나님이 인간이 되기까지 하나님 자신을 극단적으로 인간에게 알려오는 종교다. 자신에 도취한 신이라면 자신과 다른 타자를 창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 그 타자와 인격적인 관계를 가지려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인간의 자기증거는 자신에 취해 사는 자기애의 발로이지만, 예수의 자기증거는 역설적으로 자신을 낮추어 인간에게 찾아온 하나님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둘째, 예수는 ‘사람’으로 찾아와 사람에게 자신을 선포했다. 들판에 머물며 창기와 세리들과 식탁을 나누고, 인간의 위선, 폭정, 환호와 배신을 몸소 경험하며, 인간의 고난, 슬픔, 질병, 빈곤, 아픔과 함께하는 바로 그 자신을 우리에게 선포했다. 예수의 자기선포는 인간선포이기도 하다.      
 


셋째, 예수의 자기선포 내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예수는 자신을 “용서하는자”(눅5:24)라고 선포하면서 하나님의 용서가 인간의 용서와는 얼마나 다른가(마18:21-35), 인간 가운데는 인간을 심판하거나 용서할 자격을 가진 자가 없다(요8:1-11), 따라서 하나님이 인간으로 찾아와 그 삶과 죽음과 부활로 인간을 용서하신다(눅24:47)는 것을 선포했다. 예수는 또한 쉼·안식·평화의 주인이다. 안식일의 주인으로서(눅6:5), 무거운 짐을 진 자들을  쉬게 하시며(마11:28), 모든 민족을 자신에게로 불러모아(요12:32) 화해시키며 평화를 이룰 것이라고 선포했다.  
 
마지막으로, 예수의 선포는 ‘선포’이다. 인간이 어떻게 이해·해석하고, 얼마나 실행하는 가라는 점도 중요하지만, 선포의 가치와 실재는 인간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선포는 하나님의 일이다. 고통과 슬픔의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용서와 평화가 어디 있냐며 한탄할 수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예수의 선포가 세상을 건져내는 실체라고 믿는다. 나의 선포가 아니라 ‘예수 자신의, 자신에 대한, 자신을 통한 하나님의 선포’이기 때문이다.  
 
이 사순절에, 예수의 자기 비움, 용서와 평화, 나눔이 우리의 삶과 이 세상 속에 널리 선포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차재승 / 뉴브런스윅 신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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