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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아래서] 바른 것은 아름답다

 'orthodox'는 정통을 말한다.  
 
옳다 혹은 바르다는 'ortho'와 견해를 의미하는 'doxa'의 합성어다.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옳은 견해나 믿음을 뜻한다. 오늘날처럼 절대적 진리보다는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고 보는 시대에서 정통이란 별로 환영받지 못하는 단어일 것이다.
 
과거에 정통은 경건 믿음 헌신과 함께 어울렸지만 지금은 독단 관습 권위 기득권 같은 말들을 떠올리게 한다. 사실 옳은 길이라는 말이 틀린 길을 전제하고 있으니 정통은 태생이 좀 교만해 보인다. 생각해 보면 정통에 대한 거부감은 "나는 맞고 너는 틀렸다"라는 말이나 태도가 큰 몫을 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나는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힘을 얻는다.
 
그러나 모든 것이 다른 것만은 아니다. 옳고 틀린 길 역시 존재한다. 비록 어떤 분의 말처럼 그 길을 투표로 결정하는 시대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 정의를 공동체가 만들어가든 개인에게 모두 맡기든지 옳은 길을 결정해야 한다.  
 


신앙이란 옳은 길을 정해놓고 가자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옳은 길을 결정하는 내가 누구인가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다양하다는 것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모두가 각자의 소견에 좋은 대로 행하며 살고 있다는 것을 안다. 정통이 없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자신이 정통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단지 우리가 좋아하는 것이 정통일 뿐이다.
 
그래서 믿음은 우리가 가진 확신이 아니라 질문이다. 내가 정통인가 내 견해는 완전하고 안전한가 그리고 우리는 어느 누구도 정통이 될 수 없다는 진실을 알게 된다. 믿음은 내가 정통이라는 자랑이 아니라 나는 정통이 아니라고 겸손해지는 것이다. 참된 정통은 내가 옳다고 말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옳으시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나를 부인한다. 내가 옳다고 여기던 모든 것을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는다. 믿음은 내가 정통이 아니라는 것을 계속 기억하는 것이다. 성경을 공부할수록 교만한 나를 알아가며 기도에 힘쓸수록 연약한 자신을 발견한다. 끊임없이 내가 '사이비'라는 사실을 알고 주님이 '정통'이라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다.  
 
"나의 나 된 것은 모두 주님의 은혜라".
 
이때 바른 믿음은 아름다운 향기를 뿜는다. 치아를 바르게 하는 일은 치아를 아름답게 하는 것이다. 내가 아니라 정통이신 예수님이 사신다. 누군가의 말처럼 비로소 우리는 신앙을 지니지 않은 어떤 사람들에게 그들이 읽을 수 있는 유일한 성경이 되는 것이다.  
 
sunghan08@gmail.com

한성윤 /목사ㆍ나성남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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