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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탐구]택진형, 당신 자녀가 엔씨 뽑기를 하면 냅둘건가요(엔씨 왜이래②)

[사진]OSEN DB.

[사진]OSEN DB.


[OSEN=손남원 기자]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MMORPG 대작들을 취재하다 보면 유저 사이에서 서로를 ‘개돼지’와 ‘쌀먹’으로 부르며 비방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목격된다. ‘개돼지’는 알겠는데 ‘쌀먹’은 도대체 뭐죠?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보니 게임 아이템 팔아서 쌀 사 먹는다는 뜻이다. 자급자족 게이머를 비하하는 단어로 곧잘 쓰인다. 그렇다면 여기서 ‘개돼지’란? 게임사의 도박성 과금 정책에 끌려다니며 유료 아이템 구입에 길들여진 게이머를 싸잡아 비방하는 욕설이다.

쌀먹 vs 개돼지? 고달픈 현실을 잊고자 사이버 게임 세상에 빠져드는 줄 알았더니, 이곳이야말로 바로 계급사회의 표본이고 온갖 차별이 당연시되는 디스토피아였다.

게이머간 빈부의 격차는 별다른 보호장치없이 하늘과 땅으로 나뉘고 힘 센 자가 약한 자를 ‘통제’한다는 악의 논리가 정의롭게 포장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캐치 프레이즈로 내걸만한 게임 세상, 지금 엔씨소프트가 당당히 만들고 있습니다. ‘리니지’ 시리즈부터 ‘블레이드 앤 소울2’ ‘트릭스터M’ 등 엔씨의 대표작들이 대개 이 부류에 속한다. 물론 엔씨의 모든 게임이 그렇다는건 아닙니다. 늘 그랬던 것도 아니고요.

기자의 나이는 벌써 노년에 접어들고 있다. 노인의 구분 연령이 갈수록 늦춰지는 추세라서 본인은 아직도 팔팔한 중장년이라며 ‘깝’치고 다닙니다. 1998년 리니지가 처음 세상에 나온 시절, 게임을 좋아하던 30대 직장인으로서 환호와 갈채를 아끼지 않았던 세대다. 김택진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고 유명인사로 자리했다. 그런 대접을 받기에 충분한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갖춘 인물임에 분명하다. 

당시에도 이미 “게임 한다”고 떠들기에는 나이가 많다보니 조용히 구석에서 리니지를 맛보고 즐겼다. 늦은 퇴근길, 서울 중심가 종로서적에 들러서 월간 게임잡지와 리니지 리뷰 책들을 구입해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유튜브는 커녕 인터넷 검색조차 여의치 않던 시절이다. 길드에 속해 치열하게 공성전을 벌이거나 검 하나 달랑 차고 막피들과 혈전을 벌이는 열혈남의 리니지 인생사를 읽으며, 게임에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없는 안타까움을 대리만족으로 채웠다

옛 기억에 따르면, ‘리니지’를 하는데 그렇게 큰 돈이 필요하지 않았다. 회사일도 바쁘고 술값 밥값 옷값에 데이트 비용까지 대느라 허덕이던 시기라서 게임에 들일 돈도 없었던 게 확실하니까요. 대신에 꼬박꼬박 월에 얼마씩 내는 정액제를 택해서 그 액수만큼이거나 그 이상의 재미와 보람을 챙겼던 추억은 갖고 있다.

모바일로 리니지를 다시 접한 게 수년 전이다. "리니지 아재의 부활이구나" 외치며 기쁜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이건 게임이 아냐. 카지노잖아” 툴툴거리고는 몇 주 만에 삭제했다. 리니지가 이렇게 변한거야? 엔씨소프트는 도대체 뭐가 된거지? 궁금했지만 관심 끝. 딱 한 가지 조치만 했다. 자식들에게 엔씨소프트의 MMORPG 게임에 손을 대면 용돈을 끊겠다고 했다. 성인이 돼서도 절대 하지말라는 당부와 함께.(물론 품안에 자식입니다. 지들이 다 큰 다음에는 뭔 짓을 하든 부모인들 어쩌겠습니까)

최근 엔씨 소프트의 사업 영역이 IT 전반과 엔터, 스포츠로까지 넓어지고 메타버스의 중요성이 언론사에도 깊숙히 파고들면서 엔씨 게임을 다시 접했다. 이번에는 개인적 관심에 직업상 취재 목적을 더했으니 기대가 컸다. 일단 엔씨의 리니지 본대를 매출에서 눌렀다는 카카오게임즈의 ‘오딘’을 맛 본 다음에 ‘블레이드 앤 소울2’ ‘리니지W’까지 섭렵하는 목표를 세웠다.

엔씨의 기술력은 기자를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높아졌고 게임 퀄리티도 훌륭했다. 정액제 대신에 이들이 택한 부분별 유료화는? 기술력 발전의 속도를 몇 배 능가할 정도로 게이머 등골 빼기에 특화됐고 집요해서 혀를 내둘렀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택진형, 만약에 당신 자녀가 확률 뽑기의 부분 유료화 엔씨 게임을 하면 그냥 냅둘 건가요?”

리니지를 사랑한 1인으로서, 한국 게임이 세계 정상에 서기를 바라는 국뽕의 자세로서, 이땅의 아이들이 사행성 게임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는 부모로서 펜대를 바로 세워야겠다고 다짐했다./mcgwire@osen.co.kr

<사진> 엔씨소프트 제공 '리니지W' 


손남원(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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