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학' 열풍, 숨은 공신은 영어 더빙
넷플릭스, 한인언론사 초청
할리우드서 더빙 시연 행사
더빙ㆍ자막 담당 별도팀 운영
자막보다 더빙 시청률 더 높아
![넷플릭스가 지난 10일, 할리우드 오피스에서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 영어 더빙 시연을 공개했다. 왼쪽에서부터 '지우학' 더빙 총괄 감독 존 드미타 감독, 성우 빅토리아 그레이스, 해리슨 슈, 김경석 더빙 디렉터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202/14/d9574fac-df15-4ff9-8bc5-581f6ba18446.jpg)
넷플릭스가 지난 10일, 할리우드 오피스에서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 영어 더빙 시연을 공개했다. 왼쪽에서부터 '지우학' 더빙 총괄 감독 존 드미타 감독, 성우 빅토리아 그레이스, 해리슨 슈, 김경석 더빙 디렉터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실감나는 '현지 더빙'이 큰 공신이었다고 분석했다.
넷플릭스가 지난 10일 한국 언론들을 할리우드 세라노 오피스로 초청해 '지우학'의 영어 더빙 시연을 공개했다. 지우학에서 '온조'와 '찬영'의 목소리를 연기한 성우 빅토리아 그레이스와 해리슨 슈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넷플릭스 할리우드 오피스에서 성우 해리슨 슈(왼쪽)와 빅토리아 그레이스가 '지금 우리 학교는' 오디오 녹음 작업을 하고 있다.](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202/14/0786a29c-03d1-4442-b1b3-3e6651c1d19e.jpg)
넷플릭스 할리우드 오피스에서 성우 해리슨 슈(왼쪽)와 빅토리아 그레이스가 '지금 우리 학교는' 오디오 녹음 작업을 하고 있다.
이같은 감정 몰입을 위해선 실제 작업에 들어가기 전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레이스는 "온조 캐릭터를 속속들이 알고 싶어 한국어로 된 드라마 전체를 다 봤다"고 말했다. 한 장면을 보고 멈췄다가 다시 재생하면서 온조의 목소리 톤 변화는 물론 그녀의 표정까지도 집중했다는 것이다.
좀비 드라마 특성상 액션신을 소화하는 것도 큰 과제일 터. 슈는 "계속 달리고 좀비와 싸우고 내내 거친 숨을 쉬고 소리를 질러야만 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맡은 찬영이는 좀비와 끊임없이 싸우고 뛰어야 했기에 자신도 그만큼 에너지를 쏟아야만 했다는 것이다. 가만히 서 목소리를 녹음하지만, 작업을 끝내고 나면 온 에너지가 다 방출된 기분이라고 했다. 슈는 "그런 면에서 좀비 장르는 조금 힘들기도 한데, 의미있고 뿌듯했다"며 최대한 즐겼다고 설명했다.
사실 화면에 벙긋거리는 입 위로 다른 언어를 입히기란 쉽지 않다. 어색하기 마련인 이 작업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더빙 감독의 역할이기도 하다. '지우학' 더빙 디렉터를 맡은 김경석 감독은 "언어 자체가 한국어와 영어가 많이 다른 것도 있고 길이가 짧아질 수도 있는데다 문화적 차이도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영어 더빙이 조금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현재 더빙과 자막을 위한 별도 팀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한국 콘텐츠 더빙에 주력하는 이유는 단연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우학'의 영어 더빙을 총괄한 존 드미타 감독은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1968)으로 미국에서 좀비 영화가 처음 만들어졌지만, 한국이 이 장르를 완전히 새롭게 재창조했다고 말했다. 드미타 감독은 "한국 콘텐츠는 익숙하면서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새롭고 신선하다"며 "'지우학'과 같은 드라마를 본 적이 없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앞서 '오징어 게임'은 자막 대비 더빙을 통한 시청 비율이 더욱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더빙에는 영어를 비롯해 태국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등 12개 언어가 지원됐다.
이같은 현지화 작업에 따라 지난해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 전 세계 회원들의 시청 시간은 2019년 대비 6배 이상 증가했다고 넷플릭스 측은 설명했다.
K푸드, BTS를 통한 K팝에 이어 이제는 K드라마까지. 그레이스는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한인으로서 K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올해 넷플릭스가 공개할 예정인 한국 작품만 25편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또 어떤 작품이 전 세계를 뒤흔들지 주목된다.
홍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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