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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지동설

박종진

박종진

지금부터 2,300년 전 그리스의 아리스타르코스는 자신이 관측한 결과를 토대로 태양 중심의 지구를 상상했다. 그는 행성을 관찰했는데 아주 밝다가 어두워지기도 하고, 심지어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했다. 만약 행성이 지구의 주위를 돈다면 밝기도 어느 정도 일정해야 하고 그 움직임도 항상 같은 방향이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서 행성은 지구가 아니라 다른 천체 주위를 공전할 것으로 추측했다.  
 
아리스타르코스는 반달일 때 태양-달-지구가 정확히 직각삼각형의 꼭짓점에 놓인다는 것을 알았고, 그때 달과 태양이 이루는 각을 측정했다. 그보다 300년 전에 같은 섬에서 살던 피타고라스가 삼각형에 대해서 큰 업적을 남겨 놓았기 때문에 그는 선배가 남긴 삼각법을 이용해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가 달까지의 거리보다 20배 정도 멀다는 답을 얻었다. 지구에서 보는 태양과 달의 겉보기 크기는 비슷하므로 태양이 달보다 20배쯤 크다고 어림잡았다.  
 
또 아리스타르코스는 보름달이 지구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와 월식이 진행되는 시간을 측정하고, 이를 이용해 지구가 달보다 약 3배 정도 클 것으로 추정했다. 태양이 달보다 20배 크고, 지구가 달보다 3배 크다면, 태양은 지구보다 약 7배 크다는 결론에 도달한 아리스타르코스는 지구보다 큰 태양이 자기보다 훨씬 작은 지구 주위를 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천문학은 그 후 1,500년 동안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50년경 활동)가 확립하고 프톨레마이오스(기원후 100년경 활동)가 집대성한 천동설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우주의 중심은 지구이고 그 주위를 달, 수성, 금성, 태양, 화성, 목성, 토성이 공전하고 있으며 하늘의 별은 모두 회전하는 항성구에 박혀서 움직이지 않고 빛을 내고 있다는 지구 중심설이다.  
 


그러다 16세기에 천문학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일이 벌어졌다. 가톨릭 사제였던 코페르니쿠스가 혜성처럼 나타나서 프톨레마이오스의 천체 모형에서 지구와 태양의 위치를 서로 바꿔놓았다. 드디어 지구 중심에서 태양 중심으로 넘어가려는 전야에 이르렀고 그 동안 수군거리던 지동설이 바야흐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1609년 갈릴레이는 자신이 직접 만든 성능 좋은 망원경으로 달과 목성을 관측했다. 그는 달 표면이 수정처럼 매끈하지 않고 울퉁불퉁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으며, 목성 주변에서 4개의 위성을 찾아냈다. 모든 것이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하는 줄 알았는데 목성 주위를 도는 위성의 존재는 지구 중심의 우주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드디어 로마 교황청은 그를 종교 재판에 넘겼다. 갈릴레이는 자기주장을 철회하고 용서를 빌어 간신히 종신 가택 연금형으로 감형되었다.
 
갈릴레이와 동시대 사람인 조르다노 브루노는 태양조차 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유사 이래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는 태양이 중심이라고 했다. 브루노는 지구가 회전하기 때문에 그 위에 사는 우리 눈에는 천체가 회전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며, 한술 더 떠서 태양조차도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고 했다. 우주는 무한하며 그 어딘가에 다른 생명체가 살지 모른다고 했다가 결국 신성 모독죄로 화형당했다. (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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