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마당] 희한한 세상
‘희한(稀罕)’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 보았습니다. 그 의미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로 ‘매우 드물거나 신기한’을 뜻합니다.지금 우리는 참 희한한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할 수 있으면 대면을 피하며 살라고 합니다. 입을 막고 말을 하라고 합니다. 할 수 있으면 사람 간 접촉도 피하고 악수도 주먹으로 하라고 합니다. 식당에서 먹을 때도 거리를 두고 앉으라니, 정담을 나눌 생각을 하지 말고 살라고 합니다.
할아버지가 손주들을 보고 싶어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세상입니다. 어머니가 보고 싶어도 자식이 가겠다는 말을 못하고 피차 왕래가 없이 살고 있습니다.
이런 생활이 오래되다 보니 당연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마스크 쓰고, 모자 쓰고, 복장도 전 같이 차려 입지 않으니, 상대가 누군지 분별이 안 됩니다. 인사도 쭈뼛거리며 눈인사로 슬쩍 스쳐지나고 나면 왠지 죄송한 마음만 생깁니다.
주일 교회 마당에서의 풍경을 보면 참으로 세상이 얄궂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살기를 햇수로 3년에 들어섰습니다. 교회 예배 참석은 안 해도 괜찮은 것으로 묵계돼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을 너무 아프게 하는 세상입니다. 우리는 사람인데, 이렇게 해도 되는 것입니까? 사람 같은 생각을 하지 말고, 사람다운 사랑도 하지 말고, 아픔을 말 하거나 남의 아픔을 듣지 말고, 정을 나누며 먹고 만나지도 말라고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까?
교육계, 정치계, 의료계, 과학계, 종교계 지도자들도 해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늘의 섭리를 다시금 생각해 보면서 코로나19가 빨리 끝나기 만을 기원합니다.
변성수·교도소 선교사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