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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갈비 15파운드 살빼기

이기희

이기희

매일 갈비 15파운드 박스 들고 다니라면 절대로 못할 짓이다.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잠 잘 때도 갈비 한 박스 배에 얹고 자라면 기절초풍할 일이다. 술꾼인 글쟁이 친구들은 맥주 1박스는 못 들고 다녀도 배에 넣고는 거뜬하게 잘 다닌다. 이건 실화다. 그동안 나는 갈비 한 박스 무게를 온몸 여기저기에 달고 다녔다. 어차피 쭉쭉빵빵 잘 뻗은 팔등신도 아니고 가슴과 히프의 경계선이 없어진 지도 한참이라 맘놓고 먹어댔다. 매력적이고 잘 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다들 오동통한 게 부잣집 맏며느리 감이라고 해서 안심하고 먹는데 열중했다. ‘아이구, 정말 복스럽게 잘 먹는다’는 어른들 칭찬에 힘 입어 육해공군 안 가리고 마구잡이로 해치웠다. 화랑 일에 밀려 언제 손님이 올지도 몰라 식사시간 안 놓치려고 틈만 나면 흡입식으로 식사를 했다. 태생적으로 먹고 싶은 것은 못 참는 성격도 한몫 했다. 틈만 나면 영양분 보충 한답시고 신매뉴를 개발해 친구들 불러 포식을 했다. ‘다 먹고 살려고 하는 기여’라는 어머님 말씀에 복종한 셈이다.
 
근데 문제 발생! 오동통하고 복스럽던 내 얼굴에 금이 가기 시작할 무렵 가슴과 배가 동일 선상에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놀라 자빠질 일이 발생했는데도 ‘내 나이에 이 정도면 우수한 편이지’라며 객기를 부렸다. 예쁘면 용서된다. 나쁜 짓 해도 예쁘면 용서받는다. 참새가 나락을 까먹으면 쫒아버리지만 뒷마당에서 화려한 빨간색으로 뽐내는 카디날은 갓 피어난 아젤리아 꽃술을 쪼아 망가트려도 사랑스럽다. 빼어난 외모가 아닌 건 인정해도 참새와 카디날의 중간 쯤은 될 거라고 생각했다. 튀어나온 똥배와 15파운드 늘어난 체중이 미학적인 접근 아닌 의학적인 문제로 진화할 줄이야!
 
병원에서 편지가 날아왔다. 곧이어 의사가 전화했다. 현재 상태로 당뇨병에 걸린 건 아니지만 체중과 콜레스트롤 증가로 당뇨로 발전될 소지가 있으니 프리 당뇨병클리닉(Prediabetic Clinic)에 등록해 수업을 받으라고 친절하게 권고했다. 고집 센 사람이 겁은 더 많다. 사형선고 받은 사람처럼 놀라서 그날로 등록하고 8시간 초특급 집중 수업을 받았다. 저지방 저탄수화물로 식단을 바꾸고 음식량을 조절해 적게 먹고 운동해서 체중을 15파운드 줄이는 걸로 항목별 평가표(Scorecard)가 작성됐다.  
 
그때부터 공부한 데로 3개월 동안 자가훈련이 실시됐다. 일차적으로 먹는 양을 줄이기 위해 식기를 작은 것으로 바꿨다. 쌀밥 면 종류 빵 튀김 설탕 끊고 채소 과일 생선 위주의 건강식 메뉴로 삼시세끼를 소식으로 챙겨 먹는다. 불러질대로 튀어나와 확장된 위에 공복이 들면 사과나 과일을 먹으면 된다.  
 
처음 일주일은 힘이 빠지더니 한 두 주 계속했더니 과식으로 유발되는 피로감이 없어지고 머리가 맑아졌다. 포만감 대신 배가 고프니 헝거리 정신이 살아나 생의 의욕이 살아났다. 결론부터 말하면 3개월 만에 15 파운드 빼고 통통하던 얼굴이 계란처럼 갸름해져 처녀적(?) 모습이 보인다. 덤으로 찰싹 달라붙는 청바지도 입게 됐다. 체중이 빠지니 당뇨 위험군에서도 벗어나게 됐다.
 
세상에 못할 일은 없다. 내일 목숨 앗아간다고 하면 생명을 구걸할 것이다. 나이 들면 오래 사는 것보다는 건강하게 완주하는 게 인생의 목표다. 몸 낮추고 적게 먹고 편히 사는 절제의 미학이 정답이다. 이제 15파운드 갈비 몸에 달고 다니며 뒤뚱거리지 않고 사뿐하게 걷는다. 인생도 건강도 노력하면 승리한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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