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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우리가 별을 바라보는 이유

 2022년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매년 새해 벽두에는 인생의 궁극적 가치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된다. 인생의 가치는 다양하지만 어떻게 살아야만 인간 존재의 가치와 삶의 가치를 누릴 수 있을까? 조용한 새벽 시간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스스로 고민을 하고 그 해답을 찾아야 할 때다.  
 
시중에는 인생의 궁극적 가치에 대해 가르침을 주는 많은 책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필자에게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와 알퐁스 도데의 ‘별’이 단연 으뜸이다. 이 두 소설들은 어린이와 어른의 세대 간 장벽, 시대와 지역 그리고 문화권을 뛰어 넘어 우리에게 교훈을 주는 작품들이다.  
 
특히, 어린 왕자의 맑게 빛나는 마음의 눈을 통해 별을 바라보면 우리는 자신의 존재를 우주 공간 안에서 되돌아보게 된다. 자신을 투명하게 보면서, 진정 사람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 삶의 가치 척도를 어디에 두고 살아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볼 수 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요”라고 말한 인생의 궁극적 가치를 두는 비법도 깨닫게 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착한다. 눈에 보이는 세계는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가 보다 무궁무진한 삶의 터전을 이룬다. 우리가 보다 온전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세계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 사이에 올바른 균형과 조화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끔 툭 트인 무한한 우주 공간을 바라보면서 어떤 것에 매달리거나 안주하려는 집착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한 예로 청명한 밤하늘에서 별자리를 찾아 보는 일이다. 별밤을 바라보고 있으면 내 안에서도 초롱초롱 별들이 돋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 한낮에 상처 받은 우리들의 심성을 별밤은 부드러운 눈짓으로 어루만져준다.  
 
알퐁스 도데는 그의 작품 속에서 “만약 당신이 산속에서 밤을 지새워본 적이 있다면, 모두들 잠들어 있을 때 어떤 신비로운 세계가 고요함 속에서 가만히 눈뜨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별을 바라보는 이유는 무한한 우주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 자신의 존재를 그 우주공간 안에서 되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열린 마음으로 무심히 별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우주의 신비가 우리의 가슴속까지 스며들 뿐 아니라 열린 귀로 우주의 맥박과 숨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영롱한 별을 바라보고 있으면 우리 마음도 어느새 영롱해지면서 때 묻지 않은 어린 왕자가 사는 별나라의 순수를 되찾을 수 있다.  
 
우리는 무엇이 될 것인가 보다는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가질 것인가 보다는 어떻게 나눌 것인가,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보다는 그 일을 통해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목표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 보다는 목표를 이룬 후 누구를 도울 것인가에 인생의 궁극적 가치를 두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랑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왜냐하면 인생의 궁극적 가치를 둘 수 있는 토대가 사랑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랑은 감정의 상태가 아닌 의지의 상태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 이웃을 사랑하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감정적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나의 행복을 바라듯 그들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우리는 이웃을 조금씩 더 사랑하게 될 것이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라번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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