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펫팸] ‘개냥이’의 매력 포인트
코로나 팬더믹 사태로 재택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반려동물을 키우기 시작한 펫팸족이 크게 늘었다. 이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어떤 반려동물을 키울까 하는 것이다. 두 가지 굵직한 카테고리가 개와 고양이이다. 그런데 고양이를 후보군으로 아예 고려조차 안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고양이는 반려동물로서 반전 매력을 지녔다. 요즘은 성격까지 온순해져서 ‘개냥이’로 불리는 고양이도 많다.일단 그들은 깨끗하다. 개를 키우면서 받는 스트레스의 상당 부분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할 때이다. 싱글 하우스에 사는 사람들은 늘 밖으로 데리고 나가 대소변을 해결하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카펫에라도 실수한다면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모래 화장실만 준비해주면 사실상 걱정 끝이다. 방광염을 앓지 않는 한 평생 실수 없이 화장실에서 일을 해결한다.
또한 고양이의 일생은 먹고 자고 그루밍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듯 그들은 많은 시간을 그루밍에 소비한다. 고양이 혀는 개와 달리 혓바늘이 빨래판 역할을 해서 털에 묻은 각종 먼지와 기름기를 씻어준다. 물론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그루밍한 털이 위로 들어가 소위 ‘헤어볼’이라는 것을 형성한다. 하지만 헤어볼은 본인이 구토로 빼내거나 변으로 배출된다. 가끔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헤어볼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니 평소 보호자가 빗질을 자주 해주거나 헤어볼 배출을 용이하게 하는 첨가제, 간식, 사료를 먹인다면 위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한 달간 목욕을 안 한 강아지의 경우 그 냄새와 털 뭉침에 인상이 절로 찌푸려진다. 하지만 필자의 고양이는 현재 10살이지만 목욕한 횟수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털도 밍크코트마냥 부드럽게 잘 정리되어있고 냄새도 안 나니 굳이 물을 싫어하는 고양이를 목욕탕에 데려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고양이의 꾹꾹이와 골골 소리는 사람에게 치료제 역할을 한다. 고양이의 특성 중 하나가 보호자의 도톰한 배, 이불이나 담요를 꾹꾹 누르는 일명 ‘꾹꾹이’이다. 아기 시절 어미의 젖을 잘 빨기 위해 어미 배를 꾹꾹 누르던 습성에서 왔다는 설이 있지만, 주인의 배를 꾹꾹이하면서 유대감을 쌓는 듯하다. 실제 꾹꾹이 하는 고양이의 표정은 마냥 평온하다. 꾹꾹이를 받는 보호자도 기분 좋은 마사지를 늘 받는 느낌이다. 고양이가 기분 좋을 때 내는 골골 소리는 보호자에게 신경안정제와 같다. 저주파에 해당한다는 골골 소리는 사람에게 그 어떤 클래식 음악보다 더 큰 평안을 준다.
고양이는 작은 공간을 선호한다. 집에 온 택배 상자를 풀고 나면 어느새 고양이가 쏙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손님이 큰 핸드백이라도 들고 오면 그 가방 안으로 어느새 머리를 박는다. 넓은 공간을 달리고 싶어하는 개와 달리 작고 아담한 집에 잘 적응하며 살 수 있다. 높은 캣타워라도 하나 설치해주면 대만족이다. 또한 고양이는 매우 조용하다. 걸어 다녀도 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어느새 옆에 와있는 모습에 놀라게 된다. 아파트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층간소음의 원인을 제공할 리 없다.
지금까지 많은 장점을 언급했지만 사실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바로 털 빠짐이다. 스핑크스처럼 아예 털이 없는 품종을 제외하고는 단모종이든 장모종이든 털이 많이 빠진다. 물론 아메리칸 숏헤어종과 페르시아 친칠라종의 털 빠짐은 정도 차이가 큰 편이다. 그래도 늘 집 구석구석에 날라다니고 옷에는 고양이 털이 붙어 다닌다. 하지만 단점 없는 사람 없듯 그 하나의 단점 때문에 고양이와의 사귐을 망설일 필요는 없다. 오늘도 많은 고양이가 치명적인 매력으로 무장한 채 사람들의 손길이 닿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정소영 / 종교문화부 부장·한국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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