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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죽음을 대하는 자세

 지난 해는 주위에서 유명을 달리한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시니어타운에 살다보니 거의 하루도 빠짐 없이 매일 들려오는 장례식, 입원, 뇌졸중, 암 진단 등 우울한 소식들을 접한다.
 
이런 소식을 접하면서 남의 일처럼 생각했는데 그 시기만을 알지 못할 뿐 머지않아 내 경우가 된다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서 내가 그런 일을 당했을 때 어떤 태도로 맞아야 할까를 미리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직업상 수많은 죽음과 이별, 또 불치병 진단을 받았을 때의 반응 등을 보아 왔다. 그럴 때마다 위로의 말이라며 하지만 인사치레일 뿐 당사자의 진짜 심정은 알 길이 없었다.
 
그러기에 경험해본 사람이 아니라면 진짜 위로나 충고는 할 자격이 없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당사자보다 밖에서 보는 사람이 주변 상황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경황 없는 당사자보다 냉철한 제3자가 오히려 충고나 조언을 할 수 있는 더 나은 위치에 있다고 할 수도 있다.
 
내 자신의 불치병 진단이나 가까운 사람과의 이별을 아무리 절실하게 상상해 보려 해도 실제 경험해 보지 않았기에 역시 이론일 뿐이다.
 
하지만 제3자의 객관적 입장에서 그리고 직업에서 얻은 경험을 통해서, 마지막으로 기독교인으로서 생각해보려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모든 것이 잘 되고 삶이 평안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실제 인생을 살아보면 항상 삶이 순탄할 수는 없다. 그런 과정 속에서 깨달음도 얻게 된다. 성경도 부족함이 없는 평안한 상황에서가 아닌 어려움과 고난이 닥쳤을 때에 인생의 참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어려움을 만났을 경우 보이는 반응은 두 가지 중 하나다. 많은 사람은 재수 없이 이런 처지가 됐다며 불평과 비관, 좌절을 한다.
 
이에 반해 지혜로운 사람은 냉정을 찾으며 고난의 의미와 자신의 처지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내 자신도 언젠가 불행한 상황에 닥쳐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좌절도 하며 낫게 해달라 매달리는 기도도 하겠지만 가능한 한 빨리 냉정을 되찾아가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달라고 기도할 것이다.
 
암환자들은 ‘암’이라는 진단이 계기가 되어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게 된다. 삶도 중요하지만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은 필연적이다. 언젠가 찾아올 죽음에 대해 지혜롭게 생각하고 준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김홍식 / 은퇴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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