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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배려의 정신

바람이 유난히 세게 불고 비도 오랜만에 쏟아지니 프리웨이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병원 예약이 되어 빗속의 프리웨이를 헤치고 부지런히 달려가 병원 접수를 마치고 열쇠를 받아 화장실로 갔다. 키를 넣고 아무리 열려고 해도 문이 열리지 않는다.  
 
내가 처음 사용하는 것도 아닐 텐데, 문이 안 열리니 참으로 이상하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화장실이라 들어간 사람이 문을 잠갔을 리도 없다. 때마침 여자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나오면서 이 광경을 보았다. “제가 여기 지키고 있을 테니 여자화장실을 사용하세요”라며 친절하게 말을 건넨다.  
 
생리적 현상이 급한 것을 눈치챘는지 빨리 들어 가라고 권한다. 이 분은 나 같은 노년층에 방광이나 전립선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 같았다. 덕분에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었고 나와서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지금도 생각하면 얼마나 고맙던지 커피 한 잔이라도 대접하고 싶은 심정이다. 세상의 도덕이 무너졌다 해도, 배려는 죽지 않고 잠시 사라졌을 뿐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배려의 정신이 사회를 변화시키며 인류를 위한 공헌의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배려는 ‘남을 도와 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하는 마음’을 의미한다.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에 의하면 인간은 두 가지의 기본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첫째가 이기적 성향이고, 또 하나는 사회적 성향이다. 이 두 가지의 성향 덕분에 인류의 문화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는지도 모른다. 반면에 인간들의 끊이지 않는 탐욕과 질투로 세계의 평화와 안정이 사라지고 적자생존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겠는가.
 
인간은 로빈슨 크루소처럼 혼자 살 수 없다. 개인은 사회적 구성원이기에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과 이기심을 동시에 갖고 있다. 인간은 삶의 질을 높이고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좋은 성향을 갖고 있지만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려는 탐욕도 있다.  
 
가지면 가질수록 비교를 통해 남보다 더 많이 가지려고 하는 마음 때문에 배려하는 마음이 사라져 가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자유경제 체제하의 자본주의는 경제발전에 큰 성과를 가져 왔다. 반면에 부익부 빈익빈의 산물로 배려의 마음은 사라져 가고 있다. 자본주의 근본 목적은 전체의 후생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탐욕을 버리고 정당한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대기업은 사업을 확장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통해 경제발전에 공헌해야 한다. 이런 사회가 돼야 모든 사람이 편안한 마음으로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이 배려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배려에는 친철을 베푼 그 여성의 작은 배려에서부터 사회에 공헌하는 큰 배려가 있다. 크고 작은 배려의 정신이 밝고 안정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백인호 / 송강문화선양회 미주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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