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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데스 크로스

‘데드 크로스(dead cross)’는 주식시장에서 주가 단기 이동 평균선이 장기 이동 평균선보다 하향하는 것을 이르는 말로, 약세장으로 전환된다는 신호다. 데스 크로스(death cross)가 정확한 표현이지만 한국에선 데드 크로스로 통용된다.
 
인구에도 데드 크로스가 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아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현상이다. 원조는 ‘러시안 크로스’다. 1991년 소련이 붕괴할 즈음 러시아 등 옛 소련과 동유럽 국가 인구가 줄어들었다.  
 
빈곤과 기근, 알코올 중독 등으로 사망률은 급증하되 출산율은 급감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1991년 데드 크로스를 기록한 러시아의 인구 자연감소는 20년 넘게 이어졌다. 2006년부터 경제성장과 출산장려책 등의 효과로 출산율이 회복하기 시작했고 2013년에 비로소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를 넘어섰다.
 
한국은 지난해 처음으로 인구 데드 크로스를 기록했다. 2029년에 데드 크로스를 찍으리라던 당초 정부 전망보다 9년 빨리 왔다. 통계청 ‘2020-2070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한 해 인구 자연 감소 규모는 2020년 3만 명을 시작으로 2070년 51만 명까지 커진다. 그 결과 인구 5184만 명이 2070년 3766만 명으로 줄어든다. 고령화도 심각해진다. 2020년엔 65세 이상이 100명 중 16명이었지만 2070년엔 46명으로 는다. 14세 이하 인구 비중은 1960년대 100명 중 42명에서 2000년 21명, 2020년 12명으로 줄었고 2070년이면 8명 밑으로 떨어진다. 현재의 출산율(0.84명)이 유지된다고 치고 계산한 결과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한다고 가정하면 2070년 총인구는 3300만 명으로 쪼그라든다.
 


데드 크로스가 빨리 온 데에는 코로나로 결혼과 출산을 미룬 영향이 컸다고 한다. 미국·이탈리아·스페인 등 팬데믹에 지독히 시달린 나라들도 지난해 출산율이 떨어졌다. 미국에선 지난해 가정 분만이 1990년 이후 최고치인 4만5646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병원 포화, 감염 우려 등으로 집에서 낳은 엄마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말이다.  
 
한국의 팬데믹이 다시 시작한 것 같아 염려된다. 임산부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제도적·심리적으로 뒷받침해주는 것도 중요한 출산장려책이겠다.

이경희 / 한국 중앙일보 이노베이션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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