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준석 치킨게임…"철없다" "꼰대" 아수라장(종합2보)
윤석열-이준석 치킨게임…"철없다" "꼰대" 아수라장(종합2보)尹 "평론가 곤란" vs 李 "제언하는 게 민주주의"
초선모임선 '당대표 사퇴' 거론도…집안싸움에 지지율 하락세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이슬기 이은정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선거대책위원회의 내홍이 끝을 모르는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21일 선대위 사퇴를 선언한 이준석 대표는 엿새째 외곽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와 선대위 운영행태를 비판하고 있다.
윤 후보는 27일 선대위 회의에서 "평론가는 곤란하다"며 이 대표를 겨냥한 뼈있는 발언을 던졌지만, 당내 갈등은 사그라지지 않은 채 소속 의원들 사이로 확전되는 모양새다.
윤 후보와 이 대표 중 누구도 양보하지 않은 채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선대위 회의에서 작심한듯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비상 상황이고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누구도 '제3자적 논평가나 평론가'가 돼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선대위 내부에선 "윤석열에게 알랑거리는 정치는 하지 않는다"는 등 이 대표의 언론 인터뷰 발언과 선대위 전면 개편 등의 주장을 놓고 윤 후보가 불편해한다는 말도 나왔다. 이 대표의 발언이 '경고등'을 켠 수준을 넘어서 선대위 내 분란을 조장한다는 불만이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의 '평론가' 발언에 즉각 '민주주의'라며 맞받아쳤다. 자신의 비판은 당과 선대위를 위한 '제언'이라며 "누구나 본인이 속한 조직에서 더 나은 결과를 위한 제언을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했다.
이를 놓고 윤 후보가 과거 이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의 충돌을 놓고 '민주주의'라고 한 것을 비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대선 후보와 당 대표의 설전에 당내 여론은 엇갈렸다.
이 대표가 당 대표로서 경솔했다는 쪽과, 윤 후보가 '30대 당 대표'를 포용하는 정치력이 부족하다는 쪽으로 양분돼 온종일 시끄러웠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저녁 MBN 뉴스에 출연해 "걱정하는 분들도, 감정적으로 격앙된 분들도 많은데, (이 대표가) 잘했다는 분보다는 이러면 안 된다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선대위 분위기는 지난번 울산에 내려갔을 때와 다르다. 좀 더 냉정하고, 그때보다 훨씬 차가운 분위기"라며 윤 후보를 거들었다.
3선의 김태흠 의원도 개인 성명을 내고 "당 대표라는 자리는 패널이나 평론가처럼 행동하는 자리가 아니라 무한한 책임이 따르는 자리"라며 "당 대표가 철없고 무책임한 행동을 하며 당원과 국민의 정권교체 열망에 재를 뿌리고 있다. 가벼운 언행을 버리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오라"고 쓴소리를 했다.
반면 이 대표와 가까운 3선의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금 윤 후보의 지지율이 빠진 주된 이유는 이수정·신지예 영입 등 어설픈 젠더 갈등 봉합책 등으로 배가 산으로 가는 형국에 청년층이 이탈하기 때문"이라며 이 대표의 평소 주장에 힘을 실었다.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도 페이스북에 이 대표를 비판한 김태흠 의원을 향해 "이러니 '틀딱(노인을 비하하는 말) 꼰대'란 소리를 듣는 거다. 0선 젊은 대표라고 '철딱서니' 발언은 도저히 듣고 있을 수가 없다. 망발에 즉각 사과하라"며 이 대표를 엄호했다.
이런 가운데 초선 의원들 일각에선 '당 대표 사퇴'까지 거론되면서 국민의힘 내홍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이날 초선의원 의원총회에선 선대위 내홍이 주요 의제였다. 당 내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분출한 가운데 친윤계 초선 비례대표인 박대수 의원은 이 대표를 격하게 비토하며 "당 대표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집안싸움을 진화하지 못하는 사이 윤 후보의 지지율도 하락세다.
이날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전주보다 4.0%포인트 떨어진 40.4%를 기록, 이 후보(39.7%)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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