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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 어깨춤이 절로 나다

 음악이 연주자와 청중으로 명확히 구분이 될 수 있다면 춤의 경우에는 추는 이와 보는 이의 구별이 불분명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일체감을 느끼게 되죠. 춤을 추는 사람은 춤 속에서 무아지경(無我之境)을 경험하게 됩니다. 무아지경(無我之境)의 사전상의 정의는 ‘정신이 한곳에 온통 쏠려 스스로를 잊고 있는 경지’이지만 원래 무아지경은 나와 나 아닌 것의 경계가 사라지게 되는 경험입니다. 춤을 보는 사람 역시 다른 의미에서 무아지경을 경험합니다. 나와 대상의 경계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이를 물아일체(物我一體)라고 합니다. 무아지경이나 물아일체나 모두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둘이 아닌 경지 즉 불이(不二)의 경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말에서 ‘절로 나다’라는 표현이 사용되는 상황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는 ‘한숨, 눈물’ 등이 있습니다. 주로는 걱정이나 슬픔의 경우에 사용됩니다. 참으려고 해도 참을 수 없는 상황이죠. 물론 한숨이나 눈물은 우리의 육체와 심리에 유익합니다. 한숨은 막혀서 답답한 숨을 뚫어주는 것입니다. 한숨은 크게 쉬는 숨이라는 의미입니다. ‘한’은 ‘크다’는 뜻이죠. 한숨은 답답할 때만 쉬는 게 아닙니다. 안도의 한숨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걱정에서 풀려나왔을 때도 한숨을 쉽니다. 눈물도 비슷합니다. 슬픔의 눈물도 있지만 기쁨의 눈물도 있습니다. 우리의 감정은 상호적입니다. 반대편에 있는 듯이 보이나 서로 통합니다.
 
 우리의 춤은 ‘절로 나다’라는 표현에 잘 맞는 예술입니다. 흥겨운 음악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어깨가 들썩입니다. 어깨춤이 나오는 것이죠. 우리말에서는 기쁜 상태를 ‘어깨춤이 절로 난다’고 표현합니다. 그만큼 춤은 우리의 기쁨을 표현하는 행위입니다. 누군가 춤을 추면 절로 나오는 춤은 추는 이의 모습과 하나가 됩니다. 추는 이의 손동작에 따라 내 손도 올라가고, 내려오고, 곡선을 그립니다. 발도 마찬가지죠. 자연스레 리듬을 타게 됩니다.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공연이 좋은 공연입니다. 보는 사람과 추는 사람이 하나가 되는 춤이 좋은 것입니다. 역시 불이의 경지입니다.  
 
 춤은 몸을 움직인다는 점에서 역동적입니다. 노래나 연주도 감정을 위로하지만 육체적인 측면에서는 춤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춤은 손과 발, 머리, 허리, 몸을 움직이는 예술입니다. 느리게 펼쳤다가 빠르게 되감기도 하고. 발을 구르며 달리기도 합니다. 조금만 지나도 몸에 땀이 흐르고, 몸과 마음속에 담긴 잡념이 사라집니다. 그 순간 나를 잊는 것입니다. 추는 이의 카타르시스와 엑스터시의 상태가 보는 이에게 전달되고, 보는 이의 춤과 움직임이 다시 추는 이의 감정 속으로 들어옵니다. 춤은 추는 이에게도 보는 이에게도 치유가 됩니다.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 같은 감정을 공유하게 되는 것을 거울 효과라고 합니다. 예를 한 아이가 울면 다른 아이도 웁니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감정 공유의 상태입니다. 노래를 듣고 흥얼거리게 되는 것이나, 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춤을 따라하는 것은 모두 거울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울 효과의 핵심은 감정의 공유(共有)라는 점에서 춤을 통해 감정이 공유되고 이입(移入)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겁니다.
 
한국 음악의 시작은 무속에 닿아 있습니다. 무속의 몸짓과 행위가 음악을 만나서 춤으로 형상화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속에서 춤은 치유와 관련이 됩니다. 춤을 추는 개인에게도, 춤을 보는 사람에게도 치유였습니다. 우리 모두 춤을 추면서, 보면서 어깨춤이 절로 나기 바랍니다. 행복하기 바랍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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