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 재외선거를 앞두고
시카고와 같은 대도시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중서부 다른 지역에서는 추가 투표소가 설치된다고는 하지만 차를 타고 몇 시간 이상씩 이동해서 투표를 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재외동포들이 줄기차게 요구했던 것이 우편투표와 온라인투표다. 하지만 관련 법이 아직까지 마련되지 않았다. 부정선거 가능성이 제기되고 각 당의 유불리를 따지면서 제때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투표에 참여하고자 등록을 마친 유권자들이라면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관심을 기울인다. 여야를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유권자들의 일반적인 반응은 지지할 후보가 마땅히 없다는 것. 최악의 혼탁한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고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상대 후보 흠집내기와 개인 비리 폭로전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위축과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상황인데 정치판은 이런 상황과는 동떨어진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들이 선거를 통해 표출하고자 하는 것은 아마도 이중국적과 동포청 설립, 차세대를 위한 지원 등이 아닐까 싶다. 이에 대한 한국 국회의원들의 입장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국민의 힘 김석기, 태영호 의원이 시카고를 찾아 동포들과 만나는 자리를 통해서다. 국민의 힘 재외동포위원장이기도 한 김 의원은 재외동포들의 숙원 사업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선거에서 재외동포들의 투표율이 당락에 영향을 끼칠 만큼이 된다면 정치인들이 달려와서 요구사항을 들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국민의 힘은 이미 국회에 선천적 이중국적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통과되지 못했다는 설명도 있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중서부지역의 유권자가 9만5천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 중 2% 가량만 등록을 마쳤다. 미국 전체로 보면 85만명의 유권자가 있는데 이 중 50%만 투표하면 이번 대선의 당락도 뒤흔들 수 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입장이었다. 그리고 현재까지 재외동포들의 숙원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낮은 투표율도 한 가지 이유다.
재외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해야 하는 신고 마감일은 1월 8일이다. 투표는 2월23일부터 28일까지다. 실제로 온라인을 통해 신청을 해봤더니 매우 간단했다. 먼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웹사이트(ova.nec.go.kr)에 접속해 본인의 이메일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후 이메일을 통해 링크를 받은 뒤 간단한 신고서를 작성하기만 하면 된다. 다음날 이메일을 통해 접수증을 받을 수 있었다. 접수증에는 혹시라도 귀국을 하게 되면 철회 신청을 할 수 있는 기간이 적혀 있었다. 또 명부 열람과 이의 신청 기간이 내년 1월29일부터 2월2일까지라는 점, 후보자 정보 확인은 2월15일 이후라고 나와 있었다. 투표를 위해서는 여권이나 주민등록증, 거주국 정부가 발행한 증명서를 지참해야 한다는 설명도 추가됐다.
이제 투표를 할 준비를 마쳤으니 어느 후보를 고를지도 차분하게 결정해야겠다. 지지할 후보를 고르는데 필요한 정보는 많지 않아 보인다. 아직까지 공약이나 인물보다는 흑색선전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선거 운동을 통해 우리 자녀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리더를 선택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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