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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한 해를 보내는 길목

겨울비가 도둑 고양이처럼 살금거리며 밤의 고요를 깨고 있다. 눈이 내려야 할 겨울에 비가 내린다. 창문을 두드리는 바람소리가 어느새 밤비로 변해 소근거리며 메마른 마음을 촉촉하게 만든다.  
 
읽던 책을 내려놓고 어두운 밖을 바라보니 빗줄기가 제법 굵어지고 있다. 겨울비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마음속의 묵은 때가 조금씩 벗겨나가 마음이 한결 개운해질 것 같다.  
 
이런 밤에는 어떤 것에도 방해 받지 않는 선열(禪悅)의 세계로 들고 싶다.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오염된 것들이 밤비에 모두 쓸려나가 내일 깨끗한 아침을 맞고 싶다. 자연은 만물의 생명선이다. 그런 만큼 우리는 자연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자연의 소리는 그 자체가 생동하는 생명이라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다. 자연은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주지만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연에게서 많은 것을 얻으면서 자연이 만들어 놓은 것을 허물고 파괴한다. 인간의 잘못에도 자연은 어김없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내려 풍성하게 채워준다. 아낌없이 주는 자연에 감사할 줄 아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  
 


사람들은 평생을 두고 사계절을 맞고 보낸다. 이 겨울이 지나가면 봄이 올테지만 우리는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그러므로 주어진 시간을 보람되게 보내야 후회가 없다.  
 
겨울밤 대지 위로 비가 내린다. 삼라만상이 잠든 시간 고요히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준 자연에 감사하고 싶다.  
 
문명이 주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나 마음을 비워 본연의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 세월은 흘러가 신축년은 저물고 여명은 새해 임인년을 비출 것이다.  
 
한 해를 보내는 세모의 길목에서 지난 해를 돌아보고 새롭게 찾아올 새해를 기다린다

이산하·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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