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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선택 지나친 주변 의식은 잘못…열정·즐거움 느낄만한 목표가 중요

대입 성공의 열쇠

최근 전 세계를 흔든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첫 번째 게임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장면을 한 번 연상해보자. 어릴 적 놀이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목표선을 향해 줌인하는 참가자들이 술래를 골려 먹는 게임이었다. 술래는 민첩해야만 움직이는 사람을 잡아내어 술래를 넘겨줄 수 있다. 낭만적인 게임이다.  
 
그러나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담벼락에 갇힌 운동장 안에 초록색 트레이닝 복을 입은 사람들은 생명을 걸고 일확천금을 노린다. 사는 것이 죽는 것만 못하고, 오직 천금을 얻는 경우가 아니면 이생을 포기하고 죽는 것이 낫다는 자들의 게임이다. 설계되고 강요된 시스템 속에서, 삶의 목표와 의미를 잊고 목숨을 담보로 돈을 좇을 수밖에 없는 비참한 현대사회의 실상이 표현되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장면을 떠올려보면서 과연 나의 시선은 어디를 향하는가 돌아보길 제언해 본다. 나는 이 장면의 어디에서, 어디를 향해 무엇을 보고 있나? 또한 그 장면 속 등장인물들의 시선들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먼저 수많은 운동복 차림의 인물들의 시선이 눈에 뜨인다. 저마다, 탈락하지 않고 도착선에 다다르기 위해, 몇 분간의 위험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목표점에 꽂혀있는 그들의 시선은 자신을 돌아볼 여지가 없다. 스스로를 돌아볼 수 없다면, 어쩌면 자신의 모습을 모르는 것은 아닐까. 자신의 모습을 모른다면 그런 삶은 제대로 사는 삶일까? 단지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해야 할 과제만이 관심의 대상일 뿐이다.  
 


그 과제를 제대로 해낼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목숨을 건질 자기성찰 따위에는 눈 돌릴 새는 없었을 것이다. 그 목표는 목숨을 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철학적 사유를 해 볼 틈도 없을 것이다.  누군가가 제시한 길에서, 시선만 조정한 채 살면서 자기만은 통과할 줄 아는 착각이 귀중한 희망을 대체해 버렸다.  
 
또 다른 시선은 거대 인형 ‘영희’의 시선이다. 이 시선은 오직 한 가지 목적, 움직임의 포착만을 위해 존재한다. 내가 보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어느 정도 이상 움직이느냐만이 관심사이다. 작은 움직임, 사소한 흠도 찾아내는, 용서 없는 시선을 상대하는 경우라면 그 삶은 비참할 것이다. 어쩌다가 운 좋게 목표를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그 삶에는 비참함밖에 없다. 생존 기계다.
 
학생과 학부모의 시선은 어쩔 수 없이, 도착선을 향하는 사람의 시선과 유사한 점을 가졌다. 도착점이 있고, 낙오 없이 도착선에 안전하게 다다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오랫동안 막연한 목표만을 바라보며, 달성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된 것들에 우선순위를 주기 십상이다. 일상의 행복보다는 사소한 흠을 제거해 내거나, 드러나지 않게 하려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칭찬받을 면이나 감사하고 행복해야 할 것들보다는 지적받고 고쳐야 할 점들에 더욱 골몰하지 않겠는가. 학생이 세우며 키워가야 할 인생의 참 목표는 점차 잊히고, 주변과 부모에 의해 제시되고 암암리에 결정되는, 나와 상관없는 목표가 자리를 대체해버렸을지도 모른다.
 
나의 타고난 인성과 재능의 가치를 발견하게 되고, 잘하는 것과 즐겁게 할 수 있는 것들을 보는 대신, 이름 있고 순위가 높은, 그러나 자신과 상관없는 목표를 향해 남의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을까? 하고 싶고 열정을 가질 수 있는 것에 대한 목표 대신, 꿈이라는 포장 속의 비현실적인 가상의 목표를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의 일상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고 나의 가치를 살리고 나에게 행복을 줄 목표를 향한 ‘건강한 시선’을 가지는 대신, 사회적 통념이 제시하는 성공 목표를 바라보며 여기에 너무 많은 걸 걸어버리지는 않은 걸까?  
 
‘학생’을 바라봐야 할 시선이 멀리 ‘대학’만을 노려보고 있지는 않은가. 혹여 절박함이나 과욕에 기초한 시선이, 자존감과 열정에 기초하는 시선을 짐짓 대체해버린 것은 아닌가. 지금 곰곰이 살펴봐야 할 일이다.
 
 ▶문의: (213)738-0744
 
          www.dryang.us

양민 박사 / DrYang.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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