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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코로나 시대에 건네는 ‘위로’

진성철 경제부 부장

진성철 경제부 부장

코로나19 종식을 염원하며 시작한 2021년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델타 변이 확산에다 이제는 신종 오미크론까지 등장하면서 올해 종식은 물 건너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올 1월 취임식 때 국민 통합을 추진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지도 11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3차 경기부양법 시행으로 지원금을 제공하고 지난해 실업수당을 받은 납세자의 소득공제 조치도 취했다. 종업원 급여보호(PPP), 경제피해 재난대출(EIDL), 레스토랑 구제지원책(RRP) 등 중소기업 지원책으로 업종간 희비도 갈렸다.  
 
가주도 자영업자 대상 그랜트를 제공하면서 일부 비즈니스 업주는 돈이 넘쳐서 집, 건물, 차를 바꿨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더욱이 인력난에 일부 노동자들은 추가 실업수당을 받으려 정규직보단 현금을 받는 일용직에 뛰어들기도 했다.
 
델타 변이 감염이 퍼진다며 정부는 공무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LA시는 실내 업소 이용 시 업주가 고객의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강력한 조례를 시행 중이다. 일부 식당 업주는 코로나 백신 접종 증명서나 코로나19 음성 확인서와 신분증을 대조해서 매장에 입장시키고 있다.  
 


이런 일련의 정책들의 부작용으로 사회가 분열되는 양상이다. 추가 실업수당으로 일부 업주와 근로자는 사이가 틀어졌다. 당장 일손이 부족한 업주는 종업원에 풀타임으로 일해줄 것을 원하지만 일부는 그 대가로 임금 인상과 급여의 현금 지급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임금과 실업수당을 동시에 챙기려는 이유다. 일부 업주는 서운함을 드러내지만 종업원들은 그동안 임금이 너무 적었다는 입장이다. 인력난에 직장을 쉽게 옮길 수 있게 된 점도 이런 현상에 일조하고 있다.
 
월급생활자와 자영업자 사이에도 간극이 생겼다. 지원금이 쏟아지면서 돈을 펑펑 쓴다는 소문에 직장인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부의 불평등에 강도와 절도 사건도 판치는 세상이 됐다. 플래시몹을 흉내낸 강도떼에 업주들은 위험에 처했다. ‘제로 베일’이라는 제도로 경찰이 체포한 용의자들이 감옥에 있지 않고 풀려나면서 시민들도 불안에 떤다.  
 
이에 더해 백신 접종 의무화에 따른 확인 절차에 세상은 접종자와 비접종자로 또 나뉘었다. 업주들은 정부 대신 백신 접종을 체크해야 하면서 업주와 고객 간에도 틈이 벌어졌다. 비접종자 중에는 백신 반대론자도 있지만 그중에는 의료적인 이유나 종교적인 신념으로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이도 있고, 개인 자유 침해에 항거하는 의미로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전에는 경찰의 흑인 용의자 과잉 진압으로 촉발된 인종 혐오와 이를 정치화하면서 사회가 나뉘었지만 이제는 아예 분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합(unity)’을 내세웠지만 그보다 더 필요한 것은 ‘치유’다. 코로나19로 서로에게 준 상처를 치유한 후에야 통합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코로나19로 소중한 사람을 잃은 슬픔, 자영업자보다 못하다는 월급생활자의 한탄, 업주와 종업원 간의 서로에 대한 무너진 신뢰, 백신 접종 확인에 따른 업주와 고객 간의 마찰, 여전한 인종혐오 범죄 등 치유를 개인의 몫으로 돌리지 말고 사회가 나서야 할 시점이다.  
 
치유의 시작은 위로다. 사회가 나서서 구성원들에게 위로를 전달해야 한다. 사회가 하지 못한다면 우리라도 코로나19로 지친 주위를 둘러볼 때다. 연말이니 기회도 좋다.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코로나19에 수고가 많으십니다”, “올 한해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같이 힘내요”라고 건네보자. 특히 올해 정말 힘들고 지쳤던 나 자신에게도 “수고했어. 잘했어”라는 위로의 말을 잊지 말자.

진성철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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