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프리즘] 김윤철 회장, 회계의혹 투명하게 밝혀야
권영일 객원논설위원
12월은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달이다. 각종 단체들도 예년 같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송년모임을 갖고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1년을 알차게 보냈으면 기세를 이어 가기 위해, 아쉬움이 남으면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도 지난 시간을 복기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마침 애틀랜타 한인회도 34대를 마감하고 35대를 준비하고 있다. 회장 선거 시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현 집행부도 역사의 뒤안길로 들어가는 끝자락에 서 있다.
김윤철 한인회장은 취임 첫해 법정 소송에다 미증유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허송세월을 했다. 올해는 ‘혹시’ 한인회가 본격 활동하려나 싶더니, ‘역시나’로 끝나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한인들의 관심은 더욱 더 멀어져 가고 있는 느낌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김 회장은 개인적으로도 별로 유쾌하지 않은 말년을 보내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 10월엔 일부 한인들이 회장 탄핵 절차에 돌입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올해 '코리안 페스티벌' 행사를 무리하게 개최하고, 경비의 과다지출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달 김치축제를 개최하며 부채도 덩달아 늘어났다. 김 회장의 불투명한 회계운영은 한인회의 바통을 이어받을 차기 집행부에도 발등의 불이 됐다.
출범 준비에 나선 이홍기 차기 회장 당선인으로서도 현 상황을 깨끗이 정리하지 않고는 임기 내내 한인회 운영에 발목 잡힐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그는 고심 끝에 배기성 전 회장(32대)을 인수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한인회가 지역 한인 사회의 대표 단체로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총대를 멜 지역인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배 위원장이 정확하고 냉정하게 인수위를 꾸려 나갈 것을 기대한 것이다. 그는 스스로도 밝혔듯이 개인적으로 현재 대외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더 좋은 한인사회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한인회를 재탄생시키기 위해, 다음 세대를 위해 35대 한인회가 올바르게 출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어려운 결단을 했다.
이를 위해 독한 마음을 먹고 현 집행부의 상황을 꼼꼼하게 살피고, 필요하다면 ‘부패백서’도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한인회 역사를 살펴보면 그동안 현 회장과 차기 회장 당선자 사이의 인수·인계는 별 무리 없이 잘 진행되어왔다. 완벽한 것은 아니었지만 95% 신뢰도 구간에 충분히 속해, 무리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만만치 않다. 청산해야 할 부채 액수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실재 인수위에 따르면 우선 한인회의 각종 행사비 및 수도·가스·전기요금 등 각종 공과금이 아직까지 미납된 상태다. 이 밖에 전임 회장들로부터 차용증을 작성 후 빌려온 금액 등을 포함하면 부채는 최소3만 달러는 족히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회 회칙에 따르면 집행부 일반 경상비는 당해 임기의 회장이 책임지고 청산해야 하며, 부채는 다음 임기로 이월할 수 없다. 또 현 회장은 임기만료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부채를 청산해야 한다.
그렇다면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김윤철 회장은 본인의 명예를 위해서도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인수·인계작업에 나서 주기를 부탁한다. 정부 지원금을 비롯한 각종 기부금 관리 상황 등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또 이 모든 인수·인계는 이달 31일까지 완료해야 한다.
“필요 시 현 집행부를 한인사회에서 퇴출하고 한인회에서 제명하는 방안과 법적인 조치도 불사할 것”이라는 배 인수위원장의 발언이 무용지물이 되었으면 좋겠다. 섣부른 가정이긴 하지만 만의 하나, 김 회장이 이 일로 법정에 서는 불행한 사태는 피해야 한다.
결과가 좋다고 해서 과정이 무시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끝이 좋으면 좋게 넘어갈 수 있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올 연말 한인회 망년회에서는 회장 이·취임식이 정상적으로 개최되고, 지역한인들의 축복 속에 한 해가 마무리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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