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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 다시 미리내

미리내가 뭘까요? 미리내는 무슨 뜻인가요? 저에게 미리내는 무척 익숙한 단어입니다. 물론 어릴 때는 저도 몰랐던 단어이기도 합니다. 우리말 중에서 요즘 시대에 가장 극적으로 살아난 어휘를 든다면 미리내를 들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미리내라고 하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책 출판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나누던 중, 미리내를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극적으로 살아났던 어휘가 금세 다시 사라져가는 겁니다. 어휘의 생명도 참으로 덧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리내는 제가 국어 공부를 시작하면서 제일 좋아했던 단어 중 하나입니다. 미리내는 은하수의 순우리말입니다. 밤하늘에 낭만을 그대로 담고 있고, 수많은 신화를 담고 있는 미리내는 발음도 좋아서 따뜻한 추억을 주는 단어입니다. 고운 우리말이지요. 미리내의 어원은 미르에서 찾습니다. 미르는 용(龍)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입니다. 따라서 미리내는 용이 사는 곳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하늘에 용이 살고 있는 냇물인 셈입니다. 어원을 보면서 우리는 또 다른 신화를 만들게 됩니다. 왠지 용이 하늘에서 굽이치는 물결을 일으킬 것 같네요.
 
제가 미리내를 잘 알고 있는 것은 저의 스승이신 서정범 선생님의 수필 덕분입니다. 제가 우리말을 공부하고, 우리 선조의 생각을 궁금해하고, 인간의 사고를 연구하는 것은 선생님의 가르침에 힘입은 바가 큽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선생님의 모습을 따라 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의 많은 부분에 선생님께서 들어와 계십니다. 선생님의 수필 미리내는 많은 사람이 좋아하여서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미리내로 짓는 감동의 장면도 기억납니다.  
 
 우리말에 관한 새로운 책을 준비하면서 미리내에 대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리내가 많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였듯이 제가 다시 쓰는 미리내에 대한 글이 사람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였으면 합니다. 미리내에 대한 공부를 하고 글을 준비하는 시간은 저에게도 특별할 겁니다. 대학 시절로 돌아가서 공부에 열정을 갖던 그 모습으로 저를 빛나게 합니다. 밤하늘의 별처럼 말입니다.
 
요즘에는 하루에 한 번도 하늘을 본 기억이 없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늘은 모니터 바탕화면에서만 보고 있다고 넋두리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밖에 나갈 일도 별로 없는 사람들은 더욱 하늘에 대한 기억이 가물거릴 겁니다. 밖에 나간다고 하여도 요즘엔 사람을 보지 않고, 하늘을 보지 않고 그저 일만 보다가 돌아오곤 합니다. 답답한 일입니다만, 세상을 다니는데 추억이 남지 않습니다. 밤하늘은 더욱 그렇겠지요. 밤늦게 별을 본 기억은 더 없을 겁니다. 별은 어두울수록 잘 보입니다. 단순한 말이지만 우리에게 많은 깨달음을 줍니다. 예부터 많은 사람이 별을 좋아하는 이유일 겁니다. 밤하늘의 별을 보면 왠지 위로가 됩니다. 추운 겨울에도 밤하늘의 별은 우리에게 희망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사는 게 괴롭고 힘들다면 종종은 깊은 밤에 하늘을 보기 바랍니다. 이왕이면 사람이 뜸한 곳에서 마음을 열고 하늘의 미리내를 찾아보기 바랍니다. 별이 왜 희망인지 알게 될 겁니다. 그 순간이 정말로 행복할 겁니다. 우리는 앞으로 더 행복해질 겁니다. 다시 미리내입니다. 미리내가 다시 우리 마음속에 살아나기 바랍니다. 빛나기 바랍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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