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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연의 시시각각] 그래서 AZ(아스트라제네카)는 물 백신인가 아닌가

현실 동떨어진 인식, 이벤트론 선거 공정관리 믿음 주기보다 공직기강 해이 적폐만 키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699명을 기록한 지난 23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확진자는 다음날 3938명으로 늘고 특히 고령층 돌파감염으로 위중증 환자 수가 600명을 넘었다. 일본의 25일 확진자 수는 73명이었다.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AZ)는 물 백신’이라고들 했는데 안 믿었다. 정부가 ‘백신들이 모두 비슷비슷하다’고 하니 그런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석 달이면 정말로 물 수준 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황당한 건 조사 이후다. 해석에 이렇게 저렇게 물을 많이 타 결국 물 백신이란 건지, 아니란 건 지가 안갯속에 빠졌다. 연령대별 정밀한 추적 조사조차 없었다니 당연한 일이긴 하다. 결국 백신을 맞고도 코로나에 걸리는 이유는 모른다. 그래 놓고 내년엔 AZ 추가 구매를 안 한다고 한다. 이중 삼중으로 꼬였다. 과학이 아니다. 그냥 접종률만 남았다.
이쯤 되면 보통은 송구한 마음이 된다. 적당히 빠른 노래는 되고 더 빠른 노래는 안 된다는 주먹구구 방역의 새로운 버전이다. 그런데 이런 K방역이 나라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자랑했다. “대통령의 영도력 덕분”이란 찬사도 뒤따랐다. 일단 우기고 통계는 얼버무리고 자화자찬으로 결론 내는 3종 세트가 다시 한번 마무리됐다. 일일 확진자 수가 100명 안팎인 일본에서 'J방역이 세계를 제패했다'는 식의 자랑은 들어본 적이 없다.
부동산과 닮았는데 그뿐만도 아니다. 꼭 필요한 곳엔 없는 정부가 짓누르는 규제와 셀프 칭찬에선 조금의 인색함이 없다.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무오류 정부는 지난 5년간 공무원 수를 10만 명도 훨씬 넘게 늘렸다. 심지어 폐지하겠다던 경호처마저 역대급으로 몸집을 키웠다. 온 나라에 공무원 천지다. 그러면 나랏일은 팽팽 돌아가야 한다. 그런데 구멍이 많다. 요소 비료와 착각한 요소수가 있고 도망간 경찰이 나왔다. 변명은 예상대로다. ‘학교에서 배운 대로 119 구조 요청이 먼저’란다. 방한한 미국 의원에겐 ‘왜 일본이 한국을 병합하도록 방치했느냐’고 떼쓰는 외교다.
며칠 전 국민과의 대화는 이런 방만하고 흐트러진 정부를 다잡고 국민 마음을 하나로 모을 기회가 될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러려면 먼저 누구나 공감하는 국정 실패에 대한 숫자와 현실이 나와야 했다. 대신 ‘청년 고용이 코로나 이전의 99.9%까지 회복됐다’거나 ‘우리보다 접종률이 높은 나라는 세계에서 3개국뿐’ 같은 셀프 홍보가 압도했다. 잘못된 통계가 아닐지는 모른다. 그래도 착시인 건 분명하다. 한 집 걸러 하나꼴로 '임대중' 팻말이 걸린 명동 거리만 걸어봐도 괴리감을 느낄 수 있다.
아직 기회가 있다. 표만 따라갔다는 비판을 받는 역대 최대 포퓰리즘 예산이 다음 주께 나온다. 돈을 꼭 필요한 곳으로 흐르게 다시 다듬어야 한다. 정부는 죄다 코로나 탓을 하지만 나라가 빚더미에 올라선 건 코로나 때문이 아니다. 포퓰리즘 때문이다. 내년 예산이 통과되면 애완견 용변 처리 감시 도우미 등 온갖 명목을 붙인 세금 일자리 100만 개가 생긴다. 대부분 '노인 알바'다. 병장 월급은 60만원이 넘고 화장품 지원비가 나간다. 코로나와 무슨 관계인가. 이렇게 지난 5년 간 나랏빚을 400조원 넘게 늘렸다.
동서고금을 통해 확실하게 검증된 최선의 정책이 하나 있다. 정직이다. 칸트는 ‘정직은 어떤 정책보다 우선이다’라고 했다. 물 백신이면 물 백신인 거고 아니면 아닌 거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은 다음 정부로 어려움을 넘기지 않겠다’고 했다. 모두가 바라는 바다. 생색은 자기가 내고 부담은 다음 세대, 차기 정부에 떠넘기는 거야말로 책임 있는 정부라면 반드시 피해야 할 포퓰리즘이다. 무엇보다 나랏빚이 그렇다. 더구나 선거를 앞뒀다.
5년 전 대선 때 펴낸 문답집에서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꼭 지켜야 할 세 가지’를 묻는 질문에 ‘첫째는 경제, 둘째는 안보, 셋째는 통합’이라고 답했다. 경제를 생각하면 된다. '업적 없는 정부’가 업적을 만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최상연  논설위원



최상연(chois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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