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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한 손주 이름까지 밝혔는데…'바이든 휴가' 욕먹는 이유

바이든, 백만장자 저택에서 5박6일 추수감사절 휴가…숙박료는 비공개 백악관 "칠면조값 1달러밖에 안 올라" 무심한 대응…바이든 지지율 42%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여사가 23일 매사추세츠주 낸터켓에 도착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수감사절(11월 25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 긴 휴가를 보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고급 휴양지인 낸터켓(Nantucket) 섬에 도착했다. 일요일인 28일 백악관으로 돌아가는 5박 6일 일정이다.

퍼스트레이디 질 여사와 아들·딸, 그리고 손자·손녀까지 대가족이 모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진정세를 보인다고 판단하고, 팬더믹 이전처럼 일상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겠다는 취지다.

낸터켓은 부자와 유명인들이 자주 찾는 한적한 섬이다. 이곳에서 추수감사절을 보내는 건 바이든 가족의 '전통'이다. 보스턴글로브는 바이든 가족이 지난 1975년 이후 거의 매년 추수감사절에 낸터켓을 찾았다고 전했다. 백악관도 "46년간 해오던 것"이라고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번 연휴는 취임 후 대가족이 함께하는 가장 긴 휴식이다. 지난 8월 휴가를 계획했으나 코로나19 확산과 인프라 법안의 의회 처리로 일정이 계속 바뀌다가 아프가니스탄 철군 사태가 터지면서 흐지부지됐다.

쉼에 관한 바이든 대통령의 취향을 엿볼 수 있다. 여러 면에서 한국 대통령들과는 다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차남인 헌터 바이든이 23일 휴가지인 낸터켓 공항에 착륙한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손주 7명과 예비 손녀사위까지 명단 공개
흥미로운 건 백악관이 이 휴가에 누가 동행하는지 갓난아기 손자까지, 가족 구성원 이름을 모두 공개한 것이다. 바이든 부부를 포함해 총 12명이다. 백악관은 공동취재단을 통해 참석 가족 명단을 공개했다.

백악관은 "헌터, 멜리사, 애슐리, 나오미, 피니건, 메이지, 나탈리, 헌터, 보 바이든, 그리고 나오미의 약혼자 피터 닐"이 바이든 대통령 부부 일정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남인 헌터(51)와 멜리사 부부가 동행했다. 애슐리(40)는 바이든 부부의 외동딸이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7명의 손자녀를 뒀다. 나오미(27), 피니건(21), 메이지(20)는 차남 헌터가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세 딸이다.

나탈리(17)와 헌터(15)는 장남 보의 두 자녀다. 마지막에 언급된 보(1)는 차남 헌터와 현재 부인 멜리사의 아들이다.

이들은 대통령 부부와 함께 워싱턴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이곳에 도착했다.

대통령 가족 동향을 사생활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 청와대 관행과는 사뭇 다른 셈이다.

질 바이든 여사가 23일(현지시간) 낸터켓 섬으로 가는 에어포스원에 오르기 전 손을 흔들고 있다. 질 여사는 무릎 길이 부츠를 신고 꽃을 들었다. [AFP=연합뉴스]

5조 원대 부자 친구 집에서 5박 6일
더욱 놀라운 건 바이든 대통령 가족이 5박 6일간 머무는 숙소다. 백악관은 "퍼스트 패밀리는 과거에 해왔던 것처럼, 친구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의 집에 머물 것"이라고 발표했다.

델라웨어주 자택과 인근 레호보스 해변의 별장,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 외에 바이든 대통령 휴가지가 처음 공개됐다.


루벤스타인은 사모펀드 칼라일그룹 공동창업자 겸 공동 최고경영자이다. 자산 규모가 46억 달러(약 5조5000억원)로 추산되는 포브스 집계 세계 261위 부자다.

바이든 가족이 머무는 루벤스타인의 저택은 약 52만㎡(약 1만6000평) 부지에 세워졌으며, 집은 1200㎡(약 365평)에 달한다. 항구에 접해 있어 경관이 수려하고, 수영장과 테니스장, 개인 선착장까지 구비해 약 2000만 달러(약 238억원) 가치로 평가된다.

바이든 대통령 차남 헌터 바이든이 지난해 태어난 아들 보를 안고 있다. 낸터켓 공항에 착륙한 에어포스원에서 내린 직후. [AFP=연합뉴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루벤스타인의 저택을 빌렸다고 보도했으나, 숙박료가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2014년 부통령 시절에도 이 집에 묵었다.

뉴욕타임스 백악관 출입기자 트윗에 따르면 "루벤스타인은 현재 해외여행 중"이어서 바이든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메일은 루벤스타인이 현재 유럽에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으로서 이해충돌 논란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공화당과 보수 진영은 '서민' 대통령을 표방하는 바이든이 억만장자 집에서 추수감사절을 보내는 것을 비판하고 있다.

폭스뉴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 때 자신은 노동자 계급 출신이라고 강조하며 "스크랜턴 조"라는 별칭도 얻었다고 소개했다. 스크랜턴은 바이든 대통령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 한 도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휴가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백악관 "칠면조값 1달러밖에 안 올라"
백악관은 지난 46년 동안 추수감사절마다 해오던 바이든 가(家) 전통이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지금 시점에 호화 휴가가 적절하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강하게 반박했다.

한 기자가 '대통령이 억만장자 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이 역대 가장 비싼 추수감사절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산층 미국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나'라고 물었다,

사키 대변인은 "20파운드(약 9㎏)짜리 칠면조 한 마리 가격이 1달러밖에 오르지 않았다. 대가족도 먹을 수 있는 아주 큰 새"라면서 "칠면조가 (시중에) 충분하다는 것을 분명히 말하겠다"고 다소 엉뚱한 대답을 내놨다.

기자들이 재차 묻자 사키 대변인은 사안을 정치적으로 몰지 말라고 경고했다.

기자가 '많은 사람이 엄청난 개인적,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시점에 대통령이 낸터켓으로 떠나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라고 묻자 사키 대변인은 "지금은 정치는 옆으로 미뤄두고,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며 감사한 일에 관해 이야기 나눌 시간"이라고 답했다.

사키 대변인은 기자에게 "당신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나도 가족과 시간을 보낼 것이고,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가족과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어디에 있든 대통령이다. 그가 어디에 있든, 휴가 중이든, 델라웨어 자택에 있든, 캠프 데이비드에 있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그 어디에서도 대통령은 그의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모들이 대통령과 동행하고 있으며, 보안 전화 등을 구비해 언제든지 업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앤서니 버널 퍼스트레이디 고문, 애니 토매시니 오벌오피스 운영국장, 요하네스 에이브러햄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 카린 장피엘 수석 부대변인 등 동행 참모 명단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23일 추수감사절 휴가를 떠나기 위해 에어포스원에 오른 뒤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바이든 지지율 42%, 취임 후 최저 수준
이처럼 민심과 동떨어진 대응 때문인지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42%까지 떨어졌다.

24일 발표된 NPR·마리스트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2%가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지했다. 이 기관이 바이든 취임 후 진행한 조사 가운데 가장 낮은 지지율이었다고 의회전문지 더힐이 보도했다.



박현영(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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