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유서
온몸이 미소다34년의 호흡
마지막으로 응축된
미소가 살갗을 뚫고
방안을 두둥실 난다
방안에 모인 모두, 취하고
창틈으로 방문한 별빛이
그녀 싣고 우주로 간다
끊임없는 유혹과 싸우며
선택의 여지에서
흔들렸던 세월
한때는 세상이 그녀 아래 있었지만
이제 세상이 그녀 위에 우뚝하다.
그는 그녀로 가득하고
어린 두 딸은 더듬거리고
속울음이 고인다
피우지 못한 꽃
밀랍 된 씨방
바람 되어 하늘 난다
긴 사다리 내려놓고
기다리겠다는
그녀의 미소
온몸이 자석이다
정명숙 / 시인·롱아일랜드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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