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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그래도 괜찮아요"

작년 초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이 날이 가도 끝날 줄 모른다. 우리는 이제까지 겪어 본 적도 들어 본 적도 없는 바이러스 앞에서 무력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 동네는 150여 세대의 다인종 시니어들이 모여 산다. 아침에는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나온다. 그런데 요즈음은 마스크에 모자와 검은 안경까지 써서 도대체 누구인지 쉽게 가늠하기가 힘들어졌다.    
 
몇 마디 말을 던져 보지만 말이 마스크를 거쳐서 들려와 피아 안 좋은 영어 발음을 제대로 알아 듣기가 힘들다. 손을 흔들어 인사를 대신 할 수밖에 없다. 아무 말 없이 지나는 사람은 백인인지, 히스패닉인지, 흑인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아시안 증오범죄가 많아져 동네 아시안 중에는 산책을 나갈 때 등산용 지팡이까지 가져가는 경우도 있다.
 
세상이 이래도 되는가? 자문해 본다.
 
친구들, 교회 회원들, 형제 자매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보고 싶어 전화를 하면서 통화를 끝낼 때는 “우리 언제 한번 만나자”라고 말을 맺는다. 하지만 예전처럼 마음 놓고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세상은 아닌 것 같다.  
 
사람을 만나도 제대로 악수 한 번 할 수가 없다. 어색하게 주먹을 마주하면서 인사를 대신할 뿐이다. 인사 없이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  
 
세상이 메마른 사막이 되었다. 가시나무처럼 삭막한 곳이 되어 버렸다. 이런 세상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면 마음의 위로를 찾기도 한다.
 
이번 주일 교도소 예배시간에는 욥기 말씀으로 재소자들과 함께하려고 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형편을 다 아시고, 더 좋은 것으로 주실 것이라고 전하고 싶다. 조금 기다리면 좋은 세상이 올 것을 확신한다. 하나님을 믿으면 “이래도 되는가요?”가 아니라 “그래도 괜찮아요”라고  답해야 한다.  

변성수·교도소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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