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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유권자를 겁주는 선거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를 일주일 앞둔 지난달 26일 알링턴에서 열린 민주당 후보 테리 매콜리프의 유세장을 찾아갔다. 지원 연설을 하러 온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단에 서자 지지자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지지율 40%에 아슬아슬하게 걸친 대통령이었지만, 저마다 휴대전화 사진을 찍으며 좋아하는 것을 보니 현직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연설에선 그 프리미엄을 좀처럼 살리지 못했다. 시작부터 자신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섰던 장본인으로 소개하더니, 매콜리프 역시 “트럼프의 졸개에 대항해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요즘 경제가 좋아졌다고 자랑하다가도 결국은 “트럼프 때보다 낫다”는 말로 귀결됐다. 연설이 끝나고 유세장을 나서는데, 머리에 남는 이야기는 온통 ‘트럼프’뿐이었다.
 
매콜리프 후보 본인도 선거 기간 내내 공화당 경쟁 후보인 글렌 영킨을 “면바지 입은 트럼프”라고 불렀다. 사모펀드 칼라일그룹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영킨이 양복 대신 후리스 조끼에 면바지를 입고 다니며 소탈한 모습을 보이려 하는 걸 비꼬면서도 트럼프와 일체화시킨 것이다.
 
그러는 사이 영킨 후보는 자기 정책에 집중했다. 식료품세 인하를 공약으로 걸고, 학부모 사이에서 민감한 비판적 인종이론(VRT) 교육이나 코로나19 휴교령을 폐지하겠다며 중도·보수의 마음을 샀다.
 
여유 있게 앞서다 지지율을 턱밑까지 따라잡힌 매콜리프와 민주당은 급기야 ‘무적의 논리’까지 꺼내 들었다. 보수적인 지역 언론들이 허위 주장을 전하는 바람에 자신들의 메시지가 잘 전달이 안 된다며 불리해진 상황을 언론 탓으로 돌린 것이다.
 
사실 트럼프는 영킨이 거리 두기를 하면서 정작 버지니아 땅을 한번 밟지도 못했다. 그렇지만 민주당은 선거 기간 내내 트럼프의 망령과 싸웠다. 그리고 텃밭이던 버지니아에서 참패했다.  
 
뉴욕타임스는 상대 후보가 당선되면 트럼프가 되살아날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른바 ‘트럼프 공포 전술’에 치중한 게 패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유권자를 겁줘서 투표소로 오게 할 순 없다. 표를 던질만한 이유를 줘야 한다”는 게 진보성향 정치전략가 트레이스턴의 이야기다.
 
한국도 이제 본격적인 대선에 접어들었다. 지금 한창 상대 후보에 특정 이미지를 덧씌우고, 유권자를 겁주는 데 치중하고 있는 캠프가 있을지 모른다. 나름의 선거 전략이라고 할 순 있겠지만 최선의 결과를 보장하진 않는다는 것, 이번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가 미리 보여준 셈이 됐다.

김필규 /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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