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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우애로 가득한 삶

지난해 꽃을 많이 사랑하던 한 이웃이 세상을 떴다. 표정이 없고 내성적인 분이었다. 정원 가꾸는 일을 좋아했지만 병을 앓아 최근 두 해는 여자 정원사가 대신했다. 코로나라는 요상한 세상을 견디며 식도가 막히는 알 수 없는 병으로 그녀는 생을 마감했다.  
 
큰아들은 장모를 돌봐야 하니 당신 집에 자주 올 수 없다며 이해하던 너그러운 시어머니였다.  
 
함께 사는 막내는 늘 바빠 엄마 혼자 구급차를 불러 병원에 가는 모습이 나는 늘 안쓰러웠다.  
 
임종이 가까워지니 착한 큰아들이 나타나 줄곧 마지막 시중을 들었다. 그녀의 삶에 대한 여운이 아직도 남아있지만 다행히 두 아들이 생전의 엄마처럼 정원을 가꾸어 주니 희망이 일어난다.
 
어머니가 세 자녀들에게 집을 유산으로 남겼기에 의논하여 두 아들이 살기로 했단다. 아파트에 사는 형은 이 집으로 이사 올 예정이다.  
 
큰아들은 온갖 손재주가 있는 미장 기술자다. 요즈음은 매일 방을 새로 짓고 있다. 장모가 와서 살 방을 새로 하나 더 만들고 있다. 2층으로 올라다닐 수가 없는 장모와 살기 위해서다.  
 
위스콘신주에서 어머니를 돌보던 처형이 돌아가시고 3년 전 처형의 남편도 세상 떠나 작은 딸인 아내가 모셔왔단다.  
 
미국에도 이렇게 품성이 착한 자식들이 있구나. 대부분 어른이 되고 잘나면 잘날수록, 부모와 멀리 사는데 말이다.  
 
‘아내가 예쁘면 처갓집 말뚝에도 큰절을 한다’는 한국 속담이 있다. 나도 어린 시절 어머니의 사촌 오빠가 온 처가 식구 먹여 살리고 가르치는 걸 보았다.
 
큰아들은 10살 때 부모가 이혼했는데 부모가 싸우는 걸 보며 무척 괴로웠다고 회상했다. 그래도 그는 선한 얼굴로 자라 열심히 막노동하면서 좋은 아내와 결혼했다. 무엇보다도 성격이 좋아 다른 동생과 오순도순 생활한다. 날마다 정원에서 일하는 모습과 두런거리는 목소리를 들을 때면 정말 한 폭의 그림 같다.  
 
살아가며 돈이 많으면 뭐하겠는가. 돈 없이 살아도 좋은 차를 지니지 않아도 사람답게 살아가야지.  두 형제가 건실하게 살아가는 삶이 너무 좋아 희망이 보인다. 

최미자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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