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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펫팸] 눈에서 황달 기운이 느껴질 때

 한 살이 갓 지난 강아지였다. 최근 두 달간 설사가 좀 잦았으며 식욕과 체중이 감소하였고, 눈이 잘 보이지 않는 듯 벽에 잘 부딪혔다. 사실 설사나 체중감소, 식욕감소 등은 그 원인이 다양해서 관련된 장기를 하나둘로 압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멀쩡하던 시력에 이상이 생겼다면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생겼다고 예상할 수 있다. 이 강아지의 경우 혈액검사결과 ALT, ALP, GGT 같은 몇몇 간 지표들이 상승해 있었다. 게다가 혈액요소질소(BUN)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모니아가 간에서 대사되어 생기는 ‘요소’는 대표적인 질소 노폐물이다. 간에 문제가 생겨 요소 합성이 현저하게 감소하면 BUN은 낮게 측정된다. 암모니아 검사와 초음파에서 확인된 이 강아지의 병증은 간문맥단락(PSS)이었다. 간으로 향하는 혈관이 기형이어서 혈액이 간을 우회하게 되고, 결국 간에서 암모니아를 요소로 전환하지 못한다. 이 경우 혈중 암모니아 수치가 증가해 눈이 안 보인다거나 경련을 일으키는 신경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는 8살 암컷 리트리버였다. 최근 들어 물을 많이 먹고 소변을 자주 봤다. 병원에 왔을 때 이미 복부가 과도하게 팽만 되어 있었다. 방사선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통해 복수가 많이 차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혈액검사에서도 여러 가지 간 수치가 증가해 있었고, 저알부민혈증과 저단백혈증이 발견됐다. 이 리트리버의 경우 담즙 정체에 따른 간세포 손상으로 인해 알부민 등의 단백질 합성이 저하되었고, 그로 인해 복수까지 생긴 만성 활동성 간염 케이스였다.
 
동물병원을 방문하는 많은 개가간 질환을 앓고 있다. 어린 강아지는 강아지대로, 노견은노견대로여러 가지 간질병이 발병한다. 간은 대사산물을 처리하는 공장이다. 독소와 병원체, 약물 등 많은 원인체에 노출되기 쉽다. 간 질환의 경우 식욕부진, 구토, 발열 등의 비특이적 증상을 동반하기도 하고 황달, 복수 같은 좀 더 특이적인 증상이 뒤따르기도 한다.
 
요즘은 백신이 보편화해서 자주 접하기 힘든 개 전염성 간염(infectious canine hepatitis, ICH)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질환으로, 황달과 심한 복통을 특징으로 한다. ICH는 어릴 때 하는 기본접종과 추가 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반면 렙토스피라 간염은 점점 증가추세에 있다. 쥐의 배설물 등에 오염된 물을 통해 반려동물에게 전파된다. 이외에 급성 간염의 원인으로 지목받는 것이 설폰계열 항생제, 카프로펜계열 진통제 등의 약물이다. 만성 간염의 경우 급성손상으로 시작돼 변화가 느리게 나타난다.  
 
만성간염으로 섬유화가 진행되면 사람의 간 경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간 경화를 앓는 많은 사람이 복수를 계속 빼내야 하듯 반려동물도 반복적으로 복수 천자를 해야 할 때가 많다. 또한 베들링턴 테리어, 달마시안, 웨스트 하일랜드 화이트 같은 품종은 선천적 효소결핍으로 구리가 체내에 과도하게 쌓여 만성간염이 생기는 경우가 많으니 이들의 보호자는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간 질환을 앓는 개들은 독성 담즙산을 희석하고 배출을 도와줄 수 있는 UDCA, 간세포 회복을 도와주는 SAME, 그 밖에 실리마린과 여러 가지 항산화제 등을 오랜 기간 복용한다. 복수가 많이 차는 경우 이뇨제를 복용하며 구리 관련 간염일 경우 구리흡착제도 복용한다.  
 
사람도 간 질환을 가장 빠르게 느낄 수 있는 게 눈동자의 황달이라고 한다. 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평소 나의 반려동물의 사랑스러운 눈이나 잇몸, 귀 안쪽 피부를 잘 살펴봐서 황달의 기운이 느껴진다면 바로 동물병원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

정소영 / 종교문화부 부장·한국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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